꽃다운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이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펜데믹 통제에 갇혀있다 3년 만의 이태원 나들이가 돌아올 수 없는 참변을 당한 가운데 참사 당일(10월29일) 경찰의 현장 대응이 부실했고 사전 대비도 부족했다고 윤희근 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였다. 참사 발생 3일 만이다.

윤 청장은 특별감찰팀을 가동해서 경찰 대응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축제 시작 전 전조를 알리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시급하게 필요한 증원을 하지 않았다.

참사 전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구체적인 112신고를 무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신고 내용을 보면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윤 청장은 그러면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감찰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던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를 독립성이 보장된 '특별수사본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특별감찰팀을 운영해 경찰의 사전 대비와 초동 대응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들여다 보기로 했다. 

윤 청장은 "112 신고 처리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현장 대응의 적정성과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도 빠짐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지만, 경찰이 스스로의 허물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112신고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 뼈를 깎는 각오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사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나중에 결과가 나온다면 그에 상응해 처신하겠다며 수습 후 사퇴 가능성 여지도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태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