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상륙 직전 수해 대비 비상근무 대신 골프장과 미술전시회장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선을 다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최고 책임자로 책임지라"고 질타했다. 사실상 책임을 물어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4일 최 정우 회장과 포항시장이 증인으로 국감장에 불려나와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 포스코 수해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를 집중 질의했다. 태풍 힌남노는 포항에서만 8명이 숨지는 등 남부지방에 큰 상처를 남겼다.

당시 정부는 태풍 도착 일주일 전부터 비상 대응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그달 4일 위기경보를 사상 처음으로 ‘주의’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곧바로 상향 조정하고 긴박하게 대응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부터 장관,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이 초긴장 상태로 태풍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회장의 행적은 태풍이 포항에 상륙한 9월 6일까지 한차례도 없었다.  

9월 5일 최 회장은 한가하게 16시부터 서울에서 미술관람회 에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 고로 ‘휴풍’ 시점도 지적됐다.

최 회장은 5일 19시부터 휴풍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만희 의원은 휴풍은 6일 02시부터라며 직접 포스코에서 자료를 받은 것이라고 하자 최 회장은 말이 바뀌었다.

그는 이번 피해의 직격탄인 냉천 범람에 대한 대비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냉천 유로 변경은 포스코 설립을 위해서 한 것인데도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대 최고경영자는 포항시와 수해대책협의를 갖고 대비했다. 증인은 2017년 회장에 오른 이후 협의를 한 적이있는냐”고 물었다.

최 회장은 포스코 때문에 유로변경이 된 것이 아니고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변경된 것이라고 주장하다 혼쭐이 나기도 했다.

이후 최 회장은 여당의원의 질타가 이어지자 결국 “1970년대 유로변경이 있었는데 50년 동안 넘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대비가 없었던 것 같다”고 시인했다.

책임 규명을 위해 열린 국정감사 증인심문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회장은 상반된 답변을 했다.

이 시장은 "냉천은 친수 사업을 벌였지만 수천대 분량을 준설해 통수량을 늘렸다"며 "냉천은 지방 하천으로 관리돼 80년 빈도로 관리된다. 그러나 이번 태풍은 몇백년 만의 빈도로 비가 왔다"고 포항시의 관리부실은 아니라고 했다.

이채익 위원장은 여야 의원의 질의에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회장의 답변이 상반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입장을 밝혀야 할 사안이라면서 두 사람은 답변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책임이 따를 수 있음을 주의줬다.

앞서 지난 9월 6일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창사 이후 49년만에 사상 초유의 물난리로 생산차질 규모가 2조 500억원 대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현재 포항제철소 수해 피해 원인에 대해 조사를 실시 중인 가운데 카카오 사태가 터지면서 대통령실이 철저한 원인 분석을 지시하면서 카카오 경영진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포스코 태풍 피해가 자연재해 보다 인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포스코 사태에 이어 카카오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가 주요 시설 보호에 대한 책임도 커지면서 정부와 전문가로 구성된 피해조사단의 진상조사에 따라 후속 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