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카를로스 벨로(74) 로마 가톨릭교회 주교가 1990년대 동티모르에서 아동 성학대를 한 의혹이 제기됐다. 교황청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2년 전인 2019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주간지 '더 흐루너 암스테르다머르'(De Groene Amsterdammer)는 28일 벨로 주교가 1990년대 동티모르 딜리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 등에서 일부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고발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일부 피해자들의 말을 인용해 벨로가 가난한 처지의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뒤 그 대가로 돈을 줬다고 전했다.

로베르토라는 이름의 피해자는 14살 때부터 벨로 주교에게 상습적으로 성 학대를 당했다고 말했다.

로베르토는 "주교가 그날 밤 나를 성폭행하고 성적으로 학대한 뒤 아침 일찍 나를 내보냈다. 아직 어두워서 집에 가기 전에 기다려야 했다. 그는 내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줬다. 또 내가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매체는 두 명의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고발한 뒤 아직 나서지 않은 피해자들도 여럿이라고 전했다.

벨로 주교는 1983년 35세에 딜리 교구의 사도 행정관으로 임명돼 동티모르 교회의 수장이 됐다. 벨로 주교는 인구의 90%가 카톨릭 신자인 동티모르에서 종교 수장에 올라 동티모르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교황청은 하루 만인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벨로 주교에게 지난 2년간 징계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성 학대 사건을 다루는 교황청 부서가 2019년 "주교의 행위와 관련한" 의혹을 접수한 뒤 1년 이내에 제재를 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