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한국을 주변국의 핵 위험에 대응한다는 미국의 핵우산 정책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했다.

조선이 핵무력 정책을 법령화하는데 대응해 확장억제전략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핵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조선의 핵무력 완성과 법제화 과정이 미국의 대북 선제 핵공격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점을 볼 때 허공에 대고하는 반복적인 대화 복귀 요구가 아니라 북의 반응을 끌어낼수 있는 적대시 정책 전환의 모색이 아닌 핵과 핵이 맞서는 신냉전의 길로 치닫는 양상이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고위급 EDSCG를 열고 증가하는 북한의 안보 위협 등 현안 논의에 착수했다.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차관이 '2+2' 형태로 참여하는 고위급 EDSCG를 재개한 것은 2018년 1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미국은 한국에 강화된 확장억제를 계속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칼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흔들리지 않는 헌신을 보여줄 것이며 오늘 EDSCG는 우리의 억제 태세와 동맹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법을 위반하며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는 북한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굳건히 지킬 것이며 여기에는 핵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범위의 방어수단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젠킨스 차관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은 철통같고, 북한의 위협을 비롯해 빠르게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데 한미 동맹은 평화와 번영, 안정에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오늘 회의에서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새로운 단계로 더 강화하기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국력의 모든 도구를 활용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도발에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은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며,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며 "북한의 그 어떤 도발도 억제할 준비가 됐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양국 국민에게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북한의 핵무력 정책 법령에 대해 "북한이 핵 보유국이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하고 한반도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회의에서 북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조도 논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젠킨스 차관은 "우리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도전받는 시기에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위험을 관리·축소하려는 노력에 대한 중국의 저항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대만 해협의 안정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복적 강조에 대해 특히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와 함께 구체적인 억제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