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한 아파트에 돌덩이가 무더기로 날아들어 집안이 난장판이 되고 주민 1명이 다쳤다.

인근에서 한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중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발파용 화약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서 화약이 폭발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펜스 높이도 관련법규정이 느슨해 낮게 설치한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KBS와 YTN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시 10분 쯤 관악구에 있는 현대건설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날아온 돌덩이들은 공중으로 치솟아 높은 층의 아파트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거실 의자 등 집기들이 부서지고 주방까지 날아들었다.

이 아파트에서 피해가구는 2가구로 주민 1명은 손 부위를 다치고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아파트가 흔들거릴 정도로 폭발음이 컸고 돌이 너무 커서 조각조각 부서지면서 날아갔다며 피해자가 너무 막 무서워서 덜덜 떨고, 정신을 못 차리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구청과 경찰 조사 결과 공사장에서 발파용 화약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건설은 굴착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추석 전에 묻어둔 화약을 잘못 건드려 폭발이 일어났다고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화약) 묻어 놨던 것들이 수백 개를 묻어놓으니까 미발파된 게 있었던 것 같다. 걷어내고 하다가 굴착기가 건드렸던 것 같다. 피해 세대와 협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체적인 발파 과정을 조사해 공사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할 구청은 공사장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구청은 추가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행정조치를 내릴지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다. 현대건설의 반복적인 화약폭발 사고는 관할 구청의 느슨한 관리감독과 허술한 법규 탓에 일찍부터 예견됐다. 

불과 4년 전 강남 한복판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관할관청은 그냥 넘어갔다. 당시 강남구청(당시 구청장 정순균)은 즉각적인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고 재발하면 그때 공사를 중지하도록 하겠다면서 면죄부를 줬다.  

"봉천동 화약 폭발 돌벼락은 예견된 사고!" 봉천동 재건축공사장 폭발 사고와 비슷한 사고는 불과 4년 전인 2018년 강남구 한복판에서도 발생했다. 당시 강남구청장은 피해자들이 면담과정에서 날아온 암반 파편들을 보여주자 "재발하면 그때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며 현대건설에 면죄부를 줬다. 이같은 위험천만한 사고에도 무감각한 행정기관의 태도가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강남구와 개포8단지상가철거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강남구 개포8단지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발파 작업 중 바로 옆의 영동대로 일대에 돌덩이들이 펜스를 넘어 날아왔다.  

당시 개포8단지 철거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돌덩어리가 바로 옆으로 우두두 소리를 내며 날아왔다고 한다. 돌덩이는 영동대로까지 날아가면서 달리던 차량들에 맞을 뻔해서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것. 

당시 현대건설은 '폭파작업 안내 표지판'도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해 개포8단지 대책위원들은 발파작업을 하는 지도 모른 채 점심 식사 중 돌덩이들이 날아오는 심각한 위험상황을 맞았다. 지하 10M 깊이에 펜스 높이가 15M 였음에도 폭발력이 워낙 컸음을 짐작하게 했다.  

당시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들도 놀라서 개포8단지 비대위 측에 허리를 굽혀가며 "주의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그 흔한 '폭파작업 안내 표지'도 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지하 10M 깊이에 펜스 높이 15M 였지만 폭발력이 워낙 커 펜스를 훌쩍 넘어왔다. 

당시 비대위는 강남구청에 항의했다. 강남구청장은 사건 상황과 돌덩이 파편을 보고 즉각적인 조치 대신 "다시 재발할 경우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하고 넘어갔다.

건설업체는 아파트 단지 공사를 하면 수천억원이 남는 공사를 하면서 사고가 나면 돈으로 때우고 넘어가면 된다는 인식이 박혀 있고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만다는 지적이다. 외국에서는 이같은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광역시의 아파트붕괴 사고와 관련 법원은 현대산업개발 안전관리책임자 3명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체들은 상황이 발생하면 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히지만 그때뿐으로 잊을만하면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며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법으로 강화하고 책임자는 신상필벌 원칙으로 하는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펜스 높이 등을 낮게 설치해 화약으로 발파 시 수시로 암반 조각이 날아들어 펜스 높이를 높이고 발파 시 폭약 전문감독 관리자 입회 의무 등 관련법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관할구청에 관리감독상 문제는 없었는 지, 향후 공사장에 대한 조치 계획이 무엇인 지 질의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