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면조사 없이 공소시효 만료일인 오는 9일 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전날 이 대표 측이 보낸 서면조사 답변서를 받는 대로 법리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이 요구한 출석에 불응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인 지난해 12월 22일 방송사 인터뷰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이와 관련한 검찰이 요구한 서면 조사서에 필요한 답변 진술을 작성해 서울중앙지검에 우편으로 보내고, 유선으로 이 사실을 통지했다.

한편 검찰은 증거보강 차원으로 이날 오전 이 대표와 관련 경기도청 관련자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이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려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그 중 백현동 아파트부지 용도변경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는 발언의 진위 여부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관할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보고 받았는지 여부와 성남시장 시절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았는지는 서울중앙지검이 들여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의 해명처럼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엔 몰랐다'는 주장을 답변서에 담았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지방자치단체장(성남시장)이 산하단체의 실무팀장을 인지하고 기억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후 김 전 처장과 해외 출장을 함께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답변서를 받는 대로 진술 내용을 분석해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인 오는 9일 24시까지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만약 이 대표의 서면 진술 답변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찰은 추가 서면 답변을 요청하거나 유선으로 추가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이 대표 측은 서면 답변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출석 요구 사유가 소멸됐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판단은 검찰 몫이다.

이제 검찰은 대면조사 없이 그간 수사 결과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통상 피의자는 소환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상황을 파악하며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혐의 소명에 자신이 있는 경우 소환에 불응하는 것 역시 피의자 측 대응 방법의 일환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민주당의 반발을 감수하고도 이 대표에게 소환 통보까지 한 것은 사실상 기소 전 최후 소명 기회를 준 것이란 분석이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할 기회를 드리고자 소환 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기소 시점은 9일이 추석 연휴 첫날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르면 8일 기소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기소돼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조항들에 따라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되며, 의원직 역시 박탈된다.

앞서 검찰은 대선후보 시절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 대표 측에 8월19일 서면질의서를 송부했다. 검찰은 8월26일까지 답변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 측이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고, 이에 이날 오전 10시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