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조 4,0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연산 50만톤 규모의 합성천연가스(SNG) 공장 설비를 가동도 하지 않고 고철로 매각해 부실 경영 흔적 지우기에 올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 면밀한 사업타당성 없이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 정책에 코드를 맞추며 완전한 검증도 되지 않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SNG 설비 착공 직후 경제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포스코는 계속해서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사업을 중단하거나 재검토했다면 손실을 줄일 수도 있었지만 경제적 판단보다 경제외적인 정치적 유착 아래 계속해서 밀어부친 결과 손실을 키웠다.

무리한 사업 추진 실패로 사업중단을 선언한 2019년 3월 금감원에 공개된 연결 감사보고서에 보수가능가액 산정시 경영진의 편향 가능성 존재를 핵심 감사 사항으로 짚었다.

포스코는 이런 정치권과의 커넥션 흔적을 감추기 위해 철거 적업을 서두르고 있다. 언론 취재에도 보안시설을 이유로 취재를 막고 있다. 이와함께 책임론이 제기되자 포스코는 권력층과 가까운 인사들을 영입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4월부터 성도건설을 통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SNG 플랜트 설비 해체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준공식도 하지 않고 상업생산 한 번 하지 않은 채 1조4천억원이 투입된 설비를 감가상각만 해오다가 2018년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착공 때 대대적인 선전홍보를 하던 것과 정반대다. 

포스코가 2009년 1조 4,000억원을 투입해 2013년 준공목표(실제는 더 걸림)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합성천연가스(SNG) 공장을 설립했다. 포스코는 LNG 대체 목적으로 SNG 사업을 추진했지만 미국 셰일가스 생산 등 영향으로 국제 LNG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망 확보 실패로 상업생산은 시작도 못했다. 가동 한 번 못한 채 녹만 슬어버린 설비를 2021년 10월 240억원에 매각했다. 해당 설비는공장가동으로 수익창출은 고사하고 고철로 매각돼 올해 4월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2013년 당시부터 사업타당성 검토도 하지 않아 경제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2015년 권오준 회장은 경제성이 있다며 사업을 계속 강행했다. 착공식 당시 정도경영실장을 지낸 최정우 회장은 2018년 취임하자마자 책임자 문책 대신 부실 감추기를 서둘렀다. 포스코 주변에서는 정·관계 비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착공식 당시 민주당 우윤근 의원, 김정관 지식경제부 제2차관, 박준영 전남도지사, 이성웅 광양시장, 정준양 회장 등의 모습이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매각 입찰 당시 철거작업 계약과정에 투명성도 의심받고 있다.

성도건설이 철거업체로 선정된 직후 전주로 알려진 성도건설 파트너 업체가 성도건설을 상대로 계약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철거계약 과정 투명성이 심각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포스코는 게다가 해체 뒤 다시 물건을 되사주기로 했다. 해당업체는 고철은 포스코에 되팔고 별도로 플랜트에 들어간 변압기 등 각종 주요 설비를 매각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남는 장사를 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매각 재공고 계획을 묵살하고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매각과정에서 검은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인 롯데그룹 계열사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성도건설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투찰해 사전에 성도건설 낙찰을 위해 들러리로 참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 SNG 착공 당시 테이프 커팅식에 지식경제부 차관과 정준양 회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등 내빈이 참석했고 착공식은 언론보도자료와 사진을 제공했다. 

지식경제부가 포스코의 SNG사업을 스마트 사업으로 선정하고 포스코는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SNG 투자를 결정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사업이 착공식 이후에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공사 진척상황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착공 당시 포스코가 보도자료를 내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검색한 결과 착공식 기사는 다수 확인됐다. 그러나 2014년 공장이 준공됐다는 기사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된 사업에 제대로 된 사업타당성과 경제성 검증은 없었다. 

2013년 당시부터 경제성에 문제가 제기됐지만 2015년 정준양의 뒤를 이은 권오준 회장은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업을 지속했다. 착공 당시 정도경영실장이었던 현 최정우 회장은 2018년 취임하자마자 부실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포스코가 최 회장 결정으로 장부상 SNG 자산을 날려버린 것만 2018년 8,770억원, 2022년 2,175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두차례에 걸쳐 1조945억원이 공중으로 증발했다.  

포스코의 사업타당성 부실검토는 같은 시기에 한국전력이 SNG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경제성 문제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한전은 독일 업체와 국내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현지업체와 공동으로 합성천연가스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3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전이 자금 조달, 독일업체가 기술을, 인도네시아 업체가 석탄과 공장부지를 제공해 짓기로 했다.

천연가스(LNG)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SNG 생산비가 LNG보다 비싸 사업성이 떨어졌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과 모잠비크가 천연가스 수출에 나서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한전은 SNG가 값싼 석탄을 원료로 이용한다는 것과 우리나라가 LNG 수입국이라는 점 때문에 에너지 안보를 위해 추진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SNG 방식은 세계 어느나라도 이용하지 않았고 미국에서만 유일하게 1기가 있었을 정도로 매력이 없던 분야다.

포스코도 착공식은 거창하게했지만 준공식은 하지 않았다. 공장 완공 즈음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국제 LNG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업성이 사라졌다. 포스코는 시험생산만 잠시 하다 생산할수록 손해라는 판단에 따라 상업생산 시작을 포기했다. 

게다가 포스코는 SNG를 공급, 판매하기 위한 배관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인천에 있는 '포스코에너지'를 수요처로 정했지만 한국가스공사는 LNG 배관에 포스코의 SNG를 보낼 경우 LNG와 뒤섞일 것을 우려해 LNG 배관 사용에 반대했다. 

이런 무모한 사업 추진은 당시 정치적으로 MB정부의 자원외교 정책에 맞춰 부화뇌동하듯이 사업을 밀어부친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권이 2008년 2월 취임한 지 1년 7개월 만인 2009년 10월 정준양은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려 이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2009년 10월 16일 합성천연가스(SNG,Synthetic Natural Gas) 사업을 결정하고 2013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합성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설비를 준공키로 했다.

그런데 사업 준공 목표 연도를 초과해 2017년까지 설비를 계속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G이엔씨의 공사실적을 보면 포스코 SNG 플랜트 5(2012.12-2015.9), 플랜트 5-1(2014.5-2015.6), 플랜트 6(2015.11-2017.6)의 공사기간이 나와 있다.

SNG 사업성이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던 시점에도 포스코는 플랜트 설치공사를 진행한 것을 보여준다.

포스코는 합성천연가스가 저가의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한 후, 정제 및 합성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청정연료로 천연가스와 성분이 동일하여 직접대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2009년 정부(지식경제부)로부터 스마트 사업으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까지 받았다.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경영보다 정치권 줄대기에 더 신경쓴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이명박 정권 실세로 포항을 기반으로 각종 이권에 관여한 이상득 씨와 가까웠다.

포스코는 SNG공장을 2011년 6월 착공하고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에 턴키(Turn-key)로 맡겼다. 

포스코는 생산된 합성천연가스는 광양제철소에서 자체 사용하고, 발전용으로 판매하기로 했었다.

고가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대신 저가의 석탄을 사용함으로써 연간 약 2천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한편 포스코는 본지의 자료 확인 요청에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며 시간을 끌었다. 문제를 덮는데 급급한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