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져야 주택구입에 나설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집값에 여전히 거품이 끼어있다고 보고 있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고 매도자 측면에서도 하락세가 계속되자 매도위축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수요층에서는 최근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논란에 영향받기보다는 집값 하락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 957명을 대상으로 '3분기 주택거래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차가(전세,월세)에 거주하면서 향후 6개월 내에 다시 차가로 이사할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79명) 가운데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집을 사겠다는 응답이 43%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대출규제(DTI)가 완화되면 사겠다는 응답이 28%, 전셋값이 상승하면 집을 사겠다는 응답이 16%로 뒤를 이었다.

이는 부동산 침체가 DTI규제 때문이라며 활성화대책으로 DTI규제 완화가 핵심이라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구매자들은 집값에 더 영향을 받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매수-매도 의사 조사에선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해 주택거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집을 사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20.2%로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2008년 4분기 19.1%)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기존 주택을 매도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한 비율도 하락했다. '향후 6개월 내 집을 팔겠다'는 응답은 25.8%로 전분기(33.7%)보다 낮아졌다. 상반기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매도심리가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규주택 청약에 나서겠다는 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향후 6개월 내에 신규주택에 청약하겠다'는 응답은 20.5%로 전분기(19.0%) 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서울 거주자의 응답이 22.7%로 가장 높았다. 청약희망 지역은 하반기 보금자리주택의 청약이 예정돼 있는 강남, 송파의 응답이 가장 높아 하반기 강남권 보금자리 등의 청약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는 "7월초 기준금리가 전격 인상되면서 심리적인 대출 부담은 늘었고, 주택 가격은 상승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매도-매수자 모두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하반기 이후 가격 조정이 지속되고, 최근 논의중인 대출규제 완화까지 더해진다면 실수요자들이 서서히 주택 매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