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중심인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가 곽상도 전 의원의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화천대유가 경쟁업체를 제치고 하나은행 주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데 곽 의원의 역할을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에 대한 혜택 제공에 대해서는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의 인연 때문에 입사해 특수한 인연이라면서도 혜택을 제공한 것은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다. 인지상정으로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병채 씨의 질병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검찰은 50억 클럽에 포함된 곽 의원의 로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하나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증언대에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곽 의원의 로비 의혹을 부인하고 인지상정으로 아들에게 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곽 의원의 아들에게 준 50억원을 인지상정으로 주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검찰은 전날 열린 곽 전 의원의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도와주고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걸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 과정에 곽 전 의원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화천대유가 곽병채(곽상도 전 의원 아들)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제공한 혜택에 대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며 "이게 (무슨 댓가성이 있는) 특수한 경우냐"고 반문했다.

특히 평직원 중 병채 씨에게만 법인카드를 제공한 이유에 대해 "인지상정"이라고 진술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곽 전 의원의 오랜 친분 덕에 입사했기 때문에 당연한 혜택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수한 인연을 강조하면서도, 50억 원 지급 근거인 병채 씨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대표는 병채 씨가 2019년 말 어지럼증으로 사무실에 쓰러져 병원에 옮겨진 것을 모르냐는 검찰 추궁에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액수가 얼마든 몸이 아프면 추가 위로금을 주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병채 씨의 병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은 이번 재판에서 처음으로 불구속 상태로 출석했다.

곽 전 의원은 구속 만기를 2주 앞두고 보증금과 재판 출석,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조건으로 지난 8일 풀려났다.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 건에 대해서 제 얘기가 거론된 적도 없고 계속 그렇게 얘기하지 않느냐. 검사들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