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 연구학자의 자택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전날 통일시대연구원 정대일 박사의 자택 등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월 출간된 '세기와 더불어'는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역사적 사실과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이어 "이번 압수수색은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위헌심판제청 공개변론이 9월에 예정된 상황에서 여론몰이를 위한 시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정 박사도 기자회견에서 "연구자가 연구자료를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20년간 모은 자료를 들고 가면서 연구자료가 아니라 이적표현물이라고 하더라"며 "연구한 내용으로 교육할 수 있고 발표할 수 없다면 학자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 NPK아카데미·법치와자유민주주의연대 등은 지난해 4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된 '세기와 더불어'의 판매 및 배포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1·2심 법원에 이어 지난 1월 대법원도 기각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9월 15일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거나 유포할 수 없도록 한 국가보안법 7조 1항과 5항에 대해 위헌여부를 놓고 공개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