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찰 집단행동에 말을 아껴온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중대한 국가 기강문란이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작심한 듯 "정부가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 개편안에 집단적으로 반발한다는 것은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치안 책임자들의 집단행동에 국민과 마찬가지로 깊이 우려한다. 국방과 치안은 국가의 기본 사무이고 대통령은 그 최고 책임자다. 국가의 기본질서나 기강이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경찰국 신설과 관련 거대 권력기관으로 비화한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민정수석실이 인사권을 틀어쥐고 경찰을 통제해왔는데 이제는 민주적인 방식의 통제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정권까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경찰 인사권을 틀어쥐고 청와대내에 대규모 경찰 파견을 통해 대통령실이 비대화되는 폐해를 없애고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대통령실을 축소하고 대신 정부 부처의 인사시스템을 갖주자는 것이 경찰국 신설의 취지로 ‘경찰 장악 시도’라고 여기는 일부 경찰 간부들의 생각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하는 가운데 대통령이 우유부단한 모습과 더이상 밀릴 경우, 국정운영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대통령의 리더십을 확고히 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경찰국 신설을 속전속결 처리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시간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6일 입법예고한 지 열흘 만이다. 행안부는 통상 4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4일간으로 대폭 단축한 데 대해 “국민의 권리 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찰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전국 경찰서장들의 모임을 직무명령 불복종 사안으로 규정하고 "오히려 이 분들이(참석자) 묵묵히 열심히 자기 일을 수행하는 다른 경찰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전에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총경회의를 과거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하나회'와 비교했다.

이 장관은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러한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의 지시에 위반해서 임의적으로 모여 정부의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과거 7번이나 열린 평검사 회의는 정당하고 총경 회의는 부당하다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오는데 대해선 "지역의 치안 책임자들이 지역을 이탈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이 독립된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잘라 말했다.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엄정 대응 입장을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경찰서장 회의 자체가 단순한 징계사유를 넘어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주도자와 일반 참석자들은 책임의 경중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사실확인 조사를 통해서 확인해가며 응당한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번 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해선 "직무명령을 본인 스스로 거부했을 뿐 아니라 다수 참가자에게 전달도 하지 않았다"며 대기발령 조치를 철회하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