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 인근에 허가받지 않고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에 내린 '공사중지 명령'이 부당하다고 건설사 손을 들어준 법원의 결정에 항소했다.

24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22일 "김포 장릉 주변 아파트의 무단현상변경 관련 행정소송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고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공지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앞서 지난 8일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허가없이 아파트를 지은 것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데 대해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명령 처분을 취소한다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해당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건설 중인 검단신도시 공동주택용지가 현행 문화재보호법에서 정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범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또 "김포 장릉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대해서도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밝혔다.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를 모신 무덤이다.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에 포함된다.

앞서 문화재청은 대광이엔씨·제이에스글로벌·대방건설 등 건설사 3곳이 김포 장릉 반경 500m 안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높이 20m 이상의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이들 업체가 검단신도시에 3,400여 세대 규모로 지은 아파트 44동 중 19개 동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사가 큰 차질 없이 이뤄졌다.

이와는 별개로 대방건설도 동일한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방건설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행정 소송의 결과는 오는 8월 19일 나온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