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 속에 서민들의 이자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금융회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기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발표된 KB금융그룹의 상반기 실적은 2조 7,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들어 이어진 고금리 기조로 이자 수입이 늘어난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이자수익과 순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은 2조 7,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2,823억원) 증가했다. 반기 실적 사상 최대다.
다만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3,0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3% 감소했다.

KB금융그룹은 금리인상 등으로 순이자이익이 늘어났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 4,4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8.7% 늘었다. 특히 이자수익은 전년보다 23.1% 늘어난 9조 49억원이었고, 이자비용은 3조 5,63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도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1.96%로 나타났다. 은행 NIM은 같은 기간 0.07% 오른 1.73%를 기록했고 누적으로 0.12% 상승했다. 

KB금융은 "하반기에도 0.05~0.06%포인트 정도 개선이 더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비이자수익은 줄었다. 상반기 순수수료 이익은 1조 7,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줄고 신탁, 펀드 관련 수수료 실적도 부진했다.

금융위기 시그널이 커지면서 충당금도 늘었다.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4,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KB금융은 보수적인 미래경기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해 약 1,21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은 금리인상 덕을 톡톡히 누렸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7,264억원으로 전기 대비 21.4%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4조 4,4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1% 증가했다. 증권ㆍ자산운용ㆍ카드는 실적이 저조했다.

KB금융은 상반기 역대 최고실적을 냈지만 그만큼 서민들의 부담을 지우며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서민가계를 감안해 은행의 이자놀이에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KB금융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취약계층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지원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이날 서민금융지원 대출 금리 인하,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택 관련 대출 우대금리 제공,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한 보증료 지원 등을 순차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소상공인이 최장 10년까지 대출을 분할해 상환할 수 있는 제도인 ‘코로나19 특례운용 장기분할 전환 프로그램’을 지난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 환원책도 마련했다. 지난 2월 1,5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데 이어 두번째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한데 이어 2분기에도 주당 500원의 분기 배당한다.
KB금융은 현금배당과 주식매입·소각을 포함한 배당성향 30%를 빠른 시일 내 도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