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인 17일 현 정부와 전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2019년 11월 어민 북송과 관련 정당한 결정이었고 귀순 진정성도 없었다고 하자 대통령실은 즉각 반격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윤건영 의원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북송은 정당한 결정이었고 귀순 진정성도 없었다"고 밝혔다.

북송 사진이 공개된 지 5일 만에 당시 결정이 정당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2019년 11월 탈북 어민 북송이 자신의 책임하에 결정됐다고 밝혔던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해 4월 관훈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께까지 보고된 건 아니다. 안보실장 책임하에 결정됐다고 볼 수도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책임에 선을 그었다.

정 전 실장은 합동 신문 과정에서 이들이 선장과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범행 내용과 도피 과정 등을 상세히 밝히고 "흉악범들은 탈북민도 아니고 귀순자도 아니"라고 규정했다.
자백 내용이 당시 군이 입수한 첩보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신문 과정에서 제출한 자필 귀순의향서에 대해서는 NLL 인근에서 도주를 반복하다 나포된 점, 신문 전까지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진정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비정치적 중범죄자이고, 귀순의 진정성도 없었기 때문에 추방은 법 위반이 아니라는 문재인 정부 시절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정 전 실장은 공직자로서 법과 절차에 따라 국민 보호를 위해 내린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오히려 현 정부가 기존 판단을 왜 번복했는지 특검과 국정조사로 밝혀내야 한다고 역공에 나섰다.

정 전 실장은 북한으로부터 먼저 송환 요청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김정은 답방 요청과 북송 연관성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즉각 반격했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정의용 전 실장을 겨냥해 "정치공세 하지 말고 조사에 협조하라"면서 "자필 귀순의향서는 왜 무시했냐"고 따져물었다. 정 전 실장의 반박이 정치 공세라고 규정한 것이다.

최 수석은 "지난 정부의 관련자들이 해야 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서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고발 사건 조사에 협조하라고 했다. 
최 수석은 자필로 쓴 귀순의향서는 왜 무시했느냐. 우리 법대로 처리했어야 될 탈북 어민들을 북측이 원하는 대로 사지로 돌려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보통 1~2달 걸리는 검증과정을 2~3일 내에 끝내고, 선원들이 타고 온 배를 돌려주는 등 탈북민 조사를 졸속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서해 공무원 사건 당시에는 신호정보, 즉 SI를 장시간 방치해 피살을 막지 못했으면서도, 2019년 탈북 어민 처리에는 SI를 기민하게 활용해 흉악범으로 간주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SI 보안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북한의 입장에 부합하도록 활용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압박했다.

대통령실은 여야 정치권이 각자 입장에서 요구한 특검과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하면 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