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벌금 250억원)에 대해 대법원 상고포기로 지분매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배당으로 투자원금을 다 회수한 론스타가 거액의 지분매각 차익을 챙기게 돼 '먹튀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론스타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벌금형이 확정되면서 '대주주 자격'을 상실했다.  최근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벌금형 선고에  론스타가 재상고를 포기,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1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엑스포에 참석해 "오늘 론스타가 재상고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처분과 관련해)법률검토를 거쳐 다음 주초에 향후 일정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을 보면 금융당국은 론스타에 6개월 이내 기간으로 '대주주적격성 충족명령'을 사전통지한다.
'대주주적격성 충족명령'이란 대주주자격 유지에 위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를 일정기간내 해소하라고 요구하는 행정명령이다.

론스타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6개월내 보유지분을 팔도록 강제매각 명령을 내린다. 충족명령과 매각명령은 모두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법원 판결로 대주주자격을 잃은 론스타에게 충족명령을 내리는 것은 요식행위”라며 “명령 이행기간을 짧게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강제매각 명령이다. 금융당국은 강제매각 명령을 '징벌적'으로 할 지, '조건없이' 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

'징벌적 강제매각'은 론스타가 공개 시장에 외환은행의 지분보유한도(10%)를 넘는 초과지분(41.02%)를 내다 팔도록 하는 것이다.

'조건없는 강제매각'은 론스타가 초과보유지분을 누구에게 팔아도 상관없다는 것으로 하나금융과의 딜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하나은햏과 론스타는 지난해 11월 매각에 합의했지만 금융위 승인 지연으로 미뤄져왔고 지난 7월 계약기간 연장을 거쳐 11월까지 매각을 마무리짓기로 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주당 1만 3390원에 사기로 했다.

그러나 강제매각 명령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하나은행과의 외환은행 매각도 영향을 받게된다.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지난 7월 맺은 매매계약대로라면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매각승인을 내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럽재정위기 등 해외경제불안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외환은행 주가는 지난 7월 9500원에서 두달여만에 7500원으로 급락했다.

하나금융도 "최대 1조원을 깎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지만 론스타가 재협상에 응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론스타의 지분매각과 철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먹튀논란도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인수자금으로 들여온 1조 3천억원으로 매년 배당금을 받아 현재는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한 상태다.

하나금융그룹도 외완은행 인수를 위해 프리미엄까지 더해 사기로 해 론스타로서는 지분매각 금액이 고스란이 매각차익으로 남게된다.

금융노조와 외환은행 노조지부가 하나금융그룹이 론스타의 먹튀를 돕고 있다며 인수에 반대하고 있어 하나금융은 적지않은 부담이다.

이와관련 금융당국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임시회의를 열 수도 있지만 이번 사안이 그럴 정도로 급박한 것이냐는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며 "강제매각의 방법에 대해서도 법리적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초기와 달리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판단'(산업자본) 여부도 새삼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며 그동안의 불법행위를 감안해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론스타가 대주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외환위기 상황 여파가 남아있던 특수한 상황에서 에외로 인정된 사실상의 특혜때문에 가능했다. 

은행법상 은행 대주주는 전체 주식의 10%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론스타만은 예외다. 지난 2003년 은행법 시행령은 '부실금융기관의 정리'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금융위의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예외로 인정했다. 지금은 없는 조항이다.

그런만큼 론스타에 대한 철저한 판단이 요구된다.

현재까지는 보유지분 51.2% 가운데 은행법상 초과지분 41.2%만 매각하면되지만 산업자본으로 판명될 경우엔 보유한도(4%) 초과분은 47.2%로 늘어난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 판단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론스타의 유죄가 확정됐으니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끝났다"며 "하지만 비금융주력자 여부에 대한 판단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자본의 탐욕을 규탄하는 월가의 시위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공감대를 얻고 있어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먹튀를 지원하는 결정을 하기에는 부담이 적지않다. 

한편 론스타펀드는 1989년 미국 댈러스에서 처음 설립된 부동산투자 전문 헤지펀드(HEDGE FUND)다. 부동산에만 투자하며, 아시아에서는 태국, 일본, 한국에만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