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한 파출소에 화살총을 쏘고 도주하는 용의자 모습 / 사진 = KBC 뉴스 캡처

새벽 시간 대 경찰관들이 근무 중인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에 복면을 쓴 20대 남성이 나타나 화살 총을 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파출소에는 경찰 7명이 있었지만 범인 제압은 커녕 그가 달아난 후 한동안 범인을 쫓지 않고 숨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어제(4일)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으로 화살총을 구입한 뒤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지난달 30일 새벽 2시 15분께 복면을 쓰고 여수경찰서 산하 한 파출소를 찾아가 출입문 틈으로 화살총을 쏘고 달아났다. 그는 화살총을 쏘고 바로 도주하지 않고 2분 정도 파출소에 머물다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경찰들은 사건이 일어난 지 10분이 지나도록 몸을 숨긴 채 아무도 범인을 쫓아가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은 파출소에 침입한 괴한을 잡아달라고 직접 112 셀프신고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형사 50여명이 비상 출동시켜 파출소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으며 범행 12시간만에 파출소에서 5km 떨어진 집에서 A씨를 발견했다.

용의자 20대 초반 남성 A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구입한 화살 총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몰래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평상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과거에 경찰에서 조사나 처벌을 받은 이력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정신 질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경찰에 “해외에서 강력 범죄를 저지르려고 했다”며 “앞서 예행 연습을 해본 것”이라고 진술했다. 화살 공기총은 독일산 제품으로,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범행 동기 등 조사를 마친 뒤 검찰에 구속 송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