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임기 26일을 남기고 직을 사임한 김창룡 경찰청장에 대한 사퇴 수리가 보류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출국에 앞서 김 청장 사의 표명 소식을 듣고 일단 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청장이 사표를 정식으로 낸다면 그때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 청장 사의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법적 절차에 따른 처리'도 윤 대통령 지시 사항으로 추정된다. 

여권에서는 예고도 없이 옷을 벗겠다고 나선 김 청장이 정국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터져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이전 정부의 부패 수사를 무마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운운하며 사의를 표명했다며,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 등이 담긴 향후 계획을 밝힌 시점에 사의를 표명한 저의가 의심된다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행정안전부의 이른바 '경찰국' 신설 계획 발표에 대해 "경찰을 행안부 치하에 두고 직접 통제하겠단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강력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확보와 민주적 통제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행안부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민중의 지팡이를 검찰공화국 완성을 위한 '권력의 몽둥이'로 부활시키려는 의도"라며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 경찰 길들이기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