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자 2명이 유입됐다. 방역당국은 의심환자 진단을 통한 검증 작업에 나섰다. 의료계에서는 검증을 거쳐 국내 유입이 확정되더라도 원숭이두창의 전파력이 낮은데다 치료제도 곧 도입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보고있다.

질병관리청은 오늘(22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가 21일 2건 신고돼 진단검사가 진행 중이다"며 "이 신고 관련 내용에 대해 22일 오전 중으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의료원 등에 따르면 의심환자 중 A씨는 전날 밤 9시4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A씨는 입국 과정에서 원숭이두창 의심자로 분류됐으며 인천시가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한 인천의료원에 이송돼 격리병상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전에도 국내에서 물집이나 발열 등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로 신고된 적은 있었지만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유입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원숭이두창을 이달 8일부터 코로나19와 동일한 2급 감염병으로 분류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3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원숭이두창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과 소아비만에만 적용되는 유엔기구가 발령한 최고 수준의 경고다.

원숭이두창은 1970년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줄곧 서부 및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5~21일로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병변과의 직·간접 접촉뿐만 아니라 감염환자의 체액, 병변이 묻은 매개체 접촉, 코·구강·인두·점막·폐포에 있는 감염비말에 의해 사람 간 직접 전파된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지만 큰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수준이다.

원숭이두창의 증상은 발진, 발열, 두통, 림프절병증, 요통, 근육통, 근무력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약 2~4주간 지속된다. 치명률은 일반적으로 약 1~10%로 알려졌다.

한편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 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성인과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앞서 원숭이두창 유입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7월 중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한편 방역대책본부는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사례가 확인되면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주의 단계로 격상하면 질병관리청 차원에서 방대본을 설치하고 운영하게 된다. 방대본은 관계 부처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 협조체계를 가동하게 되며 현장 방역 조치와 방역 인프라를 한층 더 강화하게 된다.

원숭이두창의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은 현재 관심 단계다. 우리나라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이뤄져 있다.

당국은 지난달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정했다. 확진 사실을 확인한 의료기관 등은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확진자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격리 치료를 받게 된다. 동거인이나 성접촉자 등 고위험군은 잠복기인 21일간 격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