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발표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개입이 있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부 관련 자료가 국방부 캐비닛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이 감사에 공식 착수해 감사 결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는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 사건 발생후 시신 소각을 '확인'했다고 최초 발표했다고 사흘 만에 '소각 추정'으로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윤형진 국방부 정책기획과장은 17일 관련 발표를 하면서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 관련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받아 '시신 소각이 추정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국방부 발표에 관여했다는 것을 시사한 대목으로 당시 도감청 정보와 청와대 지침의 구체적인 내용이 진실을 밝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이 특별조사국 소속 인력을 투입해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국방부장관이 군기밀이라고 소명하지 않는 한 관련 자료를 감찰할 수 있고, 자료 제출 요구권을 갖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내가 직접 관여할 문제는 아니고, 조금 더 진행되지 않겠나. 조금 더 기다려보시죠"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 직후 두달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여 군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합참의장 등 25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2년 전 월북으로 결론났던 서해 피살 공무원 이재준 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정부 발표의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 지 감사원 감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국방부에 지침을 내리며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당시 안보실 자료는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됐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이 지정한 기록물을 대상으로 최장 30년까지 열람을 제한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외조항으로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는 경우와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이 중요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