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수박(겉과 속이 다름을 가리키는 민주당 지지층 사이의 은어) 사진을 올리면서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명계간 갈등이 또다시 분출됐다.

발단은 6.1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재명 의원 지지층으로부터 수박을 걸러내자는 반발이 일자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한 이원욱 의원이 전날(10일) 수박 사진을 SNS에 올리자 친명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수박 사진을 올리고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 하십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친명계 의원인 김남국 의원은 11일 이원욱 의원을 향해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1일 SNS를 통해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저희 국회의원들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이다. 그런데, 겸손한 자세로 듣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조롱하는 글로 저희 지지자를 화나게 하는 글은 국민을 무시하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더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고 들어야 할 때 도리어 맞서서 싸우는 모습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국민께 예의를 지켜서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친명계와 비명계는 6.1 지방선거 이후 격화됐다.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놓고 비명계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제기되자 친명계가 반박하면서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는 내용의 글을 통해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자 이재명 지지자로부터 문자폭탄 세례를 받았다. 

이 의원은 문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 중 하나가 ‘수박’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라면서 "고맙다.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라고 문자폭탄에 대응했다.  

이후 이 의원은 "국민이 모두 아는 친문(친문재인계)·친명(친이재명계), 거기에 친낙(친이낙연계) 관련 모든 모임은 해산돼야 한다"며 당내 계파 해체를 촉구했다. 하지만 계파 갈등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