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검찰출신 사상 첫 금융감독원장 임명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50. 사법연수원 32기)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금융위원회는 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신임 금감원장으로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 2부 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된 이복현 전 부장검사는 '기업·금융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풍부한 '특수통' 검사로 평가된다. 

서울 출신으로 경문고·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경제학 전공자인 이 내정자는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3년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하고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남부지청은 여의도 금융가를 관할하는 곳이다.

이후 법무부 법무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역임하며 특수통 검사의 길을 걸었다.

이 신임 금감원장은 사법시험 합격 전인 1998년 공인회계사(CPA) 시험에도 합격해 회계와 금융, 조세에 대한 안목을 바탕으로 이 분야의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발탁돼 ▲현대자동차 정몽구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 고도의 지능적 경제범죄 수사에 참여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농단 특검 등에서 합을 맞춘 적이 있어 '윤석열 라인의 막내'로 분류되기도 한다.

지난 4월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을 앞두고는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했던 친여 성향 검사들이 검찰조직 단체 행동을 이끌자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한 '나까무라'가 미군정이 들어서자 '스미스'로 이름을 바뀐 뒤 떵떵거리고 사는 격"이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검수완박법'이 입법을 앞두자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버리면 금융·증권시장 교란 행위, 대기업의 시장 질서 문란행위, 최고위 권력층의 이권 개입 등에 대한 수사는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다"며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이 내정자가 금융시장 질서를 감독하는 금감원장으로 돌아오면서 새 정부 인사의 '검찰 출신 편중' 논란도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규제 완화와 시장 친화적 감독체계 개편 등 과제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당장 사기성 사모펀드를 팔아 시장질서를 교란한 은행 등 금융기관을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서울(50) ▲ 경문고 ▲ 서울대 경제학과 ▲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32기) ▲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 법무부 법무과 검사 ▲ 서울중앙지검 검사 ▲ 춘천지검 검사 ▲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검팀 파견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 ▲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 대전지검 형사3부장 ▲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