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패배로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책임론이 불붙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극렬 지지층만 빼고 중도층은 물론 합리적 진보층까지 여론이 등을 돌리게 한 조국 수호에서부터 공수처법 재개정을 넘어 검수완박을 주도한 당내 강경파 처럼회의 행태에 대한 비판은 정작 빠져 있다. 

혁신을 외치지만 정권심판을 받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당내 친문, 처럼회 등에 대한 자성과 퇴장이 없는 한 혁신은 계파갈등으로 비쳐치는 것에 불과해 이미 떠난 민심을 되돌리기는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조기 등판이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총괄선대본부장의 조기 등판에 성급하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과반을 넘었다. 이 본부장이 출마하면서 지방선거를 대선으로 성격을 변질시킨 측면도 있다. 

박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제 민주당에는 반성이 필요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번 지방선거도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호되게 혼내셨다. 2021.4.7. 재보궐 패배부터 따지면 벌써 3번째 선거패배라며 그때마다 우리 당은 스스로의 원칙을 어겨온 소탐대실의 정치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 더 유능한 일꾼을 뽑아달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대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할 대선후보와 당 대표가 재차 선거에 나오면서 이번 선거의 성격은 지역일꾼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선 연장전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회초리가 아니라 야구방망이로 맞았다"며 "이재명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졌잘싸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꼬집었다.

친문(親文)계 수장 격인 전해철·홍영표 의원도 이재명 선대위원장을 겨냥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주장했다.

전해철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책임정치를 실천하고 제도적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 의원은 “(대통령)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고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국민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민주당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고밝혔다.

그러면서 “정당으로서의 책임정치는 보이지 않고 윤리성, 국민 상식과는 멀어진 의사결정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지난 대선 패배 후부터 불거져 나왔지만 당 차원의 적극적인 공론화도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당 내부에서조차 민주당의진로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현재의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 혁신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한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의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저부터 책임을 통감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홍 의원은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도 패배한 대선에 대해 성찰하거나 반성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2로 만들고 말았다”고 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재창당의 각오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면서 "강성 지지자의 요구대로 비대위는 서울에서 송영길 후보는 경선을, 이재명 후보는 단수 전략공천을 결정했다. 계양을에 준비하던 후보가있었음에도 왜 이재명 후보가 경선없이 단수 전략공천 되었는가. 설명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선패배의 핵심책임자였던 두 후보의 출마는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는 일찌감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비대위 지도부에 대해서도 "새롭게 등장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혁신과 쇄신의 목소리를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공천과정에서 송영길 후보의 서울시장 경선, 전 정권 부동산문제 책임자의 공천 등에서 전후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신뢰의 정점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이준석의 광주행 등 기존 국힘 정치가 닿지 못할 정치영역을 적극적으로 파고 든 모습에 비하면, 사실상 파격적인 행보를 걷지는 못하면서 청년정치의 ‘말’뿐인 한계를 보여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이재명 책임론'을 주장한 글을 올린 이후 많은 문자를 받았다며 "필요하다면 대표 '수박'이 되겠다. 무더위에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 한다"고밝혔다.

최인호 의원도 SNS에 올린 글에서 "대선 패배에 대해 말로만 반성한 민주당에게 민심은 철퇴를 내렸다"고 비판했고, 6선국회의원을 지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한 명 살고 다 죽었다.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의원을 겨냥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책입론에 가세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와 경쟁관계였던 이 전 대표는 "책임질 분이 남탓을 한다"고 이재명 총괄선대본부장을을 겨냥했다.

그러나 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게 한 원인인 입법 과정의 독선과 전횡을 주도한 당내 강경파인 '처럼회'에 대한 비판은 빠졌다.

특히 처럼회는 공수처법을 통과시킨 뒤 1년도 안돼 공수처법을 다시 개정하고 최근에는 검수완박법통과를 주도했다.

이번 선거의 심판은 입법절차를 무시하고 꼼수와 탈법을 동원해 국민의 삶과는 거리가 먼 자신들만의 관심사를 처리하고 검찰개혁이라고 이름붙인 행태에 대한 민심의 철퇴라는 것을 여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책임 떠넘기기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이제 민주당에는 졌잘싸의 위로 대신 반성과 성찰이 필요합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선거 직전 검수완박 법안 통과과정도 마찬가지였음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