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24일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들어온 중국의 H-6 폭격기 / 사진 = 일본 방위성

외교부는 오늘(25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전날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것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정상 회담에 대한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과 관련해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4일 오후 "오늘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독도 동북방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으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6분쯤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카디즈 진입 후 동해상으로 이동해 오전 9시33분께 카디즈 북쪽으로 이탈했다. 중국 폭격기는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해 오전 9시58분쯤 동해 북쪽 카디즈에 재진입한 뒤 오전 10시15분쯤 독도 동쪽으로 카디즈를 이탈했다.

이어 오후 3시 40분께에는 카디즈 외곽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6대(중4, 러2)가 이어도 동남쪽 267km 카디즈 외곽에서 다시 포착됐다. 군용기들은 카디즈 외곽을 따라 북상하며 오후 3시57분쯤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 4대는 분리돼 이탈했고 러시아 군용기 2대는 카디즈 외곽으로 지속 북상했다.

군은 이들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전부터 F-15K와 KF-16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을 대비한 전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한국 방공 식별 구역(KADIZ: 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이란 우리나라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고 위치를 확인·통제하는 지상·해상의 일정 공역이다.

국제법상 방공 식별 구역에 관한 정의나 설정 범위, 명시적 협정, 규정은 없으며 규제하는 국제기구도 없다. 이에 각국은 안보상 목적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방공 식별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순방이 끝나는 날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도적 무력시위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앞서 한·미는 지난 21일 정상 회담에서 대만 해협 평화 문제를 거론해 중국을 자극했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