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검찰독재가 시작됐다"고 발언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서재현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대구시당 6.1 지방선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법인카드 문제로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고 서지현 검사를 쫓아낸 것이 그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어 "비서실과 정부 곳곳에 검찰 측근들을 속속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 한동훈 장관을 임명해서 경찰, 검찰, 공수처까지 장악하려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른바 ‘검찰독재’에 대해 “원전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며 “우리는 정신 바짝 차리고 필승의 결의를 다져야 한다. 똘똘 뭉쳐서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보수의 심장, 대구의 아성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성남 분당경찰서는 이재명 전 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두산건설과 성남FC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앞서 성남시청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한데 이은 것으로 강제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대선 기간 불거진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경찰이 수사 소식과 관련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본적인 팩트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당 지도부의 발언으로는 실력을 의심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청은 자체 감사 결과 이 전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전 지사도 대선 후보 당시 의혹이 제기되자 도청 감사실에서 감사를 해서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경찰 수사는 대선 당시 즉각 수사를 미루고 대선 종료 후 수사를 해 여당 후보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4월 4일에서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경기도청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 수사에 앞서 경기도는 지난 3월 25일 김씨의 측근이자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경기도 5급 사무관(5급) A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서지현 검사는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 태스크포스(TF)’ 담당 팀장으로 파견돼 활동하다가, 원대 복귀를 통보받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 서 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욕적인 복귀 통보를 하는 의미가 명확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혀 사직서 제출 이유가 박 비대원장의 언급과는 거리가 있다.

박 비대위원장의 사실과 다른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남 탓만 하는 정치는 참 쉽고 편하다"며 "경찰에 압수수색 당하면 경찰 개혁하자고 하면 되고 검찰에 당하면 검찰 독재라고 우기면 된다. 어쨌든 남 탓"이라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전 지사와 관련돼 강제수사 주체가 경찰이 진행하고 있음에도 검찰이 수사하는 것으로 주장했다가 논란이 되자 "경찰이 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정치인도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김형주 전 의원은 채널A 돌직구쇼에 출연해 "검수완박을 하지 않았을 때라면 박 비대위원장의 주장이 맞는다. 하지만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놓았는데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임 정권을 두둔해온 손정혜 변호사는 "영장청구를 하는 것은 검찰"이라며 견강부회성 발언을 하며 옹호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너무 일찍 정치를 시작하는데 신선한 청년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 남 탓하는 여의도 정치판의 구태부터 배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