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자 석가탄신일인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이날도 탑골공원에는 노인들이 공원을 찾아 함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시간에 쓸쓸하게 돌볼 가족이 없는 노인들이 길게 줄을 섰다.

가슴에는 흔하디 흔한 카네이션 한송이도 달려있지 않았다.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대한민국에서 ‘건강한 노후’, ‘행복한 미래’를 위한 복지사회는 여전히 먼 미래의 이야기다. 

노인들은 길게 줄을 서 종교단체에서 제공하는 점심 식사를 배급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이었다.

이날 공원 내 팔각정앞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의미있는 떡나눔 행사가 열렸다.

행복한 노후, 건강한 미래를 위한 세대별 노동조합인 노후희망유니온(www.hope-union.org, 위원장 김국진, 이하 유니온)이 ‘어버이날’을 맞아 8일 (일) 오전 11시부터 탑골공원 팔각정에서 ‘떡나눔 한마당’을 개최했다.

매년 어버이날 개최하던 유니온의 ‘떡나눔 한마당’은 코로나로 인해 올해 3년만에 개최됐다.

희망유니온 임원진과 회원(조합원)들은 이날 탑골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 각종 공연과 함께 떡을 나눠 드렸다.

이날 행사는 유니온 김국진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배범식 한국노인단체총연합회 수석 부위원장과 염성태 초대위원장의 축하의 말씀, 어버이날 성명서 낭독, 고독사 및 무연고 사망 등 외롭게 먼저 가신 노인들에 대한 묵념과분향 등 이 진행됐다.

이어진 떡나눔 행사에는 판소리와 가곡 공연, ‘쑥향 살풀이’ 공연, ‘국선도 양생 기화권 팔상무’ 시연 등 노인들을 위한 다채로운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유니온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에서 OECD 회원국 평균 3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 1위이며 노인 자살률 또한 OECD 회원국 평균치의 2.9배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노인 고용률 역시 34.1%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개탄스런 노인 문제를 방치한 채, 살아있는 우리 노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것은 부끄럽다”며 “이번 노인의 날엔 먼저 외롭게 가신 노인들을 위해 차라리 ‘우리에게 흰색  카네이션을 달아 달라!’는 노인들의 절규를 대변했다.

이어 유니온은 ‘건강한 노후, 행복한 미래’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희망유니온은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이런 절박한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에게 노인기본소득을 보장하라 ▴65세 이상 노인 질병에 대한 의료비국가책임제를 시행하라 ▴65세 이상 노인 주거안정대책을 마련하라 ▴‘대한노인회지원에관한법률’을 폐기하고 공정한 ‘노인단체지원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김국진 위원장은 "내년에는 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준비를 해 어르신들이 식사 한끼를 위해 공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노인들의 행복할 권리와 삶의 질을 보장받아 즐겁게 연대하고 노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인들의 구심체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대석 희망유니온 사무총장은 "내년에는 탑골공원에 어르신들이 한명도 없이 텅텅 비어있는 날이 되길 바란다.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운 주역들이 은퇴 후 쓸쓸한 노년을 어버이날 조차 공원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후희망유니온은 50세 이상의 장노년 세대가 조합원이 되어 ‘건강한 노후 행복한 미래’라는 기치를 내걸고 50+ 세대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2014년 설립한 전국 단위의 세대별 노동조합이며 ‘한국노인단체총연합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