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천안함 사건으로 취해진 5.24 조치로 중단됐던 이후 중단됐던 북한 개성공단 내 공장 건축공사가 재개된다.

정부가 대북 정책에 유연성을 발휘해 입주기업의 애로를 덜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돼 주목된다.

정부는 11일 개성공단에 입주한 7개 기업의 공장 신축 공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24 조치로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 투자가 금지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신축공사 외에 5개 기업이 진행하고 있던 증축 공사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개성공단을 다녀온 뒤 정부에 요청한 사안을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내 인프라(기반시설) 확충 계획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건설공사를 각각 다음 달과 내년 초에 시작해 내년 말까지는 완공할 방침이다.

측과 협의를 거쳐 개성시와 개성공단을 잇는 출·퇴근 도로 4.5km 구간에 대한 개·보수 공사도 올해 안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북측과 초보적 수준의 실무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퇴근 버스 운행 지역도 기존의 개성공단 반경 20km 이내에서 40km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버스운행이 확대되면 개성시 외곽의 황해도 지역 주민도 출·퇴근이 가능해져 일할 수 있는 근로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5·24조치 등 대북 정책의 원칙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원칙은 지키되 유연성을 발휘해 우리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동시에 정부의 개성공단 활성화 의지를 내비쳐 북측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