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부모님의 장례식 방명록을 공개하라며 친동생들이 낸 소송에서 최근 패소했다.

정 부회장은 모친이 남긴 상속 재산 10억원을 놓고도 동생 해승·은미씨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5일 조선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성지호)는 지난 1일 “방명록을 열람 및 등사하게 하라”며 동생들 손을 들어줬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은 2020년 3월, 모친인 조모씨는 2019년 2월 세상을 떠났다. 정 부회장 동생들은 ‘조문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한다’며 방명록을 보여 달라고 했으나 정 부회장은 동생들을 찾은 조문객 이름만 따로 정리해 건네줬다고 한다.

이후 정 부회장이 2년 넘도록 방명록 전부를 보여주지 않자, 작년 3월 동생들은 ‘장례식 방명록 인도 청구 소송’이라는 초유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정 부회장 측은 "방명록에 기재된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결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방명록을 보관·관리하는 자는 다른 자녀들이 이를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할 관습상·조리(條理)상의 의무가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 부회장은 동생들에게 방명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상속재산을 놓고는 정 부회장이 동생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정 부회장은 2020년 9월 동생들을 상대로 어머니가 남긴 상속 재산 10억 가운데 2억원 정도를 돌려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10억원은 어머니 유언에 따라 전부 동생들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작년 현대캐피탈에서 퇴직금을 포함, 109억원 가까이 받아 금융업계 1위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부친인 종로학원(현 서울PMC) 창립자인 정경진 회장의 아들로 학원 사업도 승계했는데 학원 경영진인 친동생들과 다툼이 시작됐다. 

2019년 8월엔 여동생 은미씨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서울PMC 대주주인 정 부회장의 갑질 경영을 막아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리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여동생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