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에 패한 한국 축구대표팀 /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에게 덜미를 잡히며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을 조2위로 마무리하게 됐다. 이로써 호주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는 상대는 UAE가 됐다. UAE가 극단적인 밀집 수비와 역습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무패를 달리던 한국을 잡아내면서 조 3위를 차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10시 45분(한국시간) UAE 두바이에 위치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경기에서 UAE에 0-1로 패배했다.

지난 9차전에서 이라크에 0-1로 져 조 3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탈락 위기에 몰렸던 UAE는 가장 어려운 한국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B조 3위 호주와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됐다.

이날 UAE는 5-3-2 포메이션을 쓰며 수비를 두 줄로 놓는 극단적인 수비 뒤 역습 작전을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을 무디게 만들었다.

양 팀은 조심스럽게 서로를 탐색했다. 전반 9분 김진수의 크로스가 높게 떴다. 전반 14분 한국이 위기를 맞았다. 김태환이 수비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고 주심이 비디오판독(VAR)을 선언한 것. 다행히 PK는 선언되지 않았다.

후반전도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후반 9분 UAE에 선제골을 내줬다. 한국은 UAE의 순간 침투를 막지 못했고 실점했다. 조현우 골키퍼가 달려나와 각을 좁혀봤지만 압둘라 수할리의 슈팅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일격을 맞은 한국은 반격에 나섰다. 14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가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하면서 운도 따르지 않았다.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골만 앞서면 됐던 UAE는 득점 이후 더 극단적인 수비와 역습으로 맞서며 승리를 지켜냈다. UAE는 후반 30분 이후 한국의 파상공세에 시달렸지만 골키퍼의 선방 등으로 위기를 넘겼다.

UAE는 코너킥 숫자에서 0-14로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빌드업을 무력화시키는 적극적인 압박으로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

반면 시리아를 무조건 이기고 UAE 경기 결과만을 기다리려고 했던 이라크는 승점 3을 따내지 못한데다 UAE의 승리까지 더해지며 역전극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 후에는 이례적으로 벤투 감독의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패배는 정당한 결과였다. 상대를 축하한다. 오늘 경기가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음 소집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길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우리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8골을 넣었는데 오늘은 무득점이었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한 것보다 걱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지적한 부분이 바로 정신력이었다. 벤투 감독은 "오늘 보여준 것은 이전에 봤던 우리 선수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라고 지적한 뒤 "오늘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력, 태도 등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비판은 처음이지만 어쩔 수 없다. 오늘 경기가 예선 마지막이었는데 1위를 잃어버렸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UAE와 호주는 오는 6월 7일 아시아지역 예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시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는 팀은 6월 13일 또는 14일에 남미지역 5위팀과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진출 여부를 가린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진출한 팀은 FIFA 랭킹에 관계없이 조 추첨에서 무조건 4번 포트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