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임직원을 동원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의 자서전을 사재기하고 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정 전대표가 지난달 자서전을 출간했다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아산병원 직원들에게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 겸 현대아산병원 이사장인 정 전 대표는 지난 9월 초 <나의 도전 나의 열정>(김영사) 자서전을 출간했다.

일부 인터넷매체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그룹과 재단 쪽에서 임직원에게 문화상품권을 대량으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책을 사오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회사에서 수천명의 직원에게 회삿돈으로 산 문화상품권을 주고 정 의원 책을 교보문고에 가서 사오도록 지시했다.

그룹측은 사재기 의심을 받지 않도록 책을 나눠 사도록 요령을 알려주고, 산 책을 도로 영수증과 함께 회사에 반납하도록 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영등포 교보문고에서 열린 저자 사인회에도 그룹 직원들을 동원했다.

또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서울아산병원 관계자가 부인과 함께 책 10권을 5권씩 나눠 구입하기도 했다. 한 사람이 여러권을 살 경우 베스트셀러 집계에 한 권만 반영된다는 점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정 전 대표의 자서전은 9월 첫주에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에서 판매량 3위, 넷째 주엔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사재기를 하지 않은 온라인서점에서 정 의원 책의 판매순위는 저조했다.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에서 이 책은 9월 둘째 주 171위, 셋째 주 50위, 넷째 주 6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책의 저자가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자신과 관련된 사람으로 하여금 책을 부당하게 사도록 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