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3개 공기업 매각 수입을 계상한 것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4일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기은과 산은금융지주의 매각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이를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킨 것은 4대강 사업이나 부자감세 등으로 발생한 재정 공백을 공기업 민영화로 메우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했다"고 비판했다.

매각에 대해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데다 최근의 주식시장 불안 상황 등을 고려하면 매각 가능성도 매우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안의 세외수입 28조 6000억 원 중에서 기업은행·산업은행·인천공항공사 등 3개 공기업의 매각 수입을 2조 3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중 기은과 산은금융지주의 매각 수입은 각각 1조원과 9000억 원으로 잡았다. 

정부는 이들 금융공기업의 지분 65.1%와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산은금융지주의 경우에 정책금융공사(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가 90.3%, 정부가 직접 9.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산은금융지주는 산은 외에 대우증권·산은캐피탈·산은자산운용·한국인프라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기은은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매각수입을 명목으로 예산안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까지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산은의 경우에는 올해 처음으로 매각 수입에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이들의 매각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정부가 재정을 메우기 위해 성급하게 매각했다가는 '헐값 매각'의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