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선대위 공보단에 언론인이 퇴사와 함께 곧바로 합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공정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인이 사직과 함께 곧바로 정치권 합류하는 것은 언론에 종사한 이력을 개인의 출세를 위해 이용해 권력을 쫓는 행태라며 끝까지 감시하겠다는 언론계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는 18일 '방송언론 국가인재 영입'을 발표하며 이정현 전 JTBC 기자와 안귀령 전 YTN 앵커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JTBC 이정헌 전 기자와 YTN 안귀령 전 앵커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로 직행한 것에 대해 양사 노조는 유감을 나타냈다.

18일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정치인 이정헌, 부끄러운 이름에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전 기자가 지난주 낸 사표는 아직 잉크조차 마르지 않았다"면서 "불과 열하루 전(7일)까지 누구보다 공정하고 치우침이 없어야 할 앵커의 자리에서 아침뉴스를 진행했다. 여야 대선 후보의 소식을 전했고 직접 앵커멘트도 고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리고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곧바로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탈을 바꿔 쓰고 특정 후보 캠프로 직행했다"면서 "대선이 겨우 50일 남은 시점"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어 "이 전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정제되고 품격 있는 말과 글로 시청자와 독자의 신뢰를 얻었던 것처럼 이 후보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언론인, 신뢰라는 단어와 '특정 후보의 진정성'이란 표현을 한 문장에 욱여넣은 전직 기자의 출사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내버리고 권력을 좇는 모습에서 이미 그 신뢰는 무너졌다"며 "JTBC라는 이름을 사적 이익을 위한 포장지처럼 쓰는 모습에서 언론인이란 호칭 역시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회는 "피와 땀으로 일궈온 신뢰의 이름을 정치권 입문을 도와줄 티켓처럼 여기는 모습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우리는 이 전 기자에 대해 '선배'라는 호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정치권에선 그가 지역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특정 후보 캠프에 뛰어들었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며 "소문조차 이 같은 구성원들의 노력에 대한 모멸이다. 우리는 정치인 이정헌을 끝까지 감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YTN노조도 안귀령 전 앵커에 대해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젊고, 경험이 적고, 비정규직 앵커 출신이라는 안귀령 씨의 조건이 정치적 행보까지 정당화할 수 없다"며 "그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내놨던 앵커리포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자기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열흘 전까지 진행하던 뉴스를 발판삼아 캠프에 둥지를 튼 안귀령 씨의 행보는 2010년과 2014년 YTN에 근무하다 청와대로 직행한 홍상표나 윤두현의 처신과도 다를 바가 없다"며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하루아침에 저버린 것이고 공정방송을 위해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이들은 "민주당에도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언론이 자신들만 탓한다며 입만 열면 '기울어진 운동장' 운운하더니 뒤에선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를 접촉해 캠프에 합류시킨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치 행위인지 자문해보라"고 요구했다.

이어 "안귀령 씨와 민주당 양쪽에 이번 결정에 대한 철회하라"며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이정헌 전 JTBC 기자는 지난 7일까지 뉴스를 진행했고 사흘 뒤인 10일 사표를 제출한 뒤 민주당 선대위에 합류했다. 

안귀령 전 YTN 앵커 역시 지난 7일까지 뉴스를 진행했고 열흘 만에 민주당 선대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선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는 JTBC 이정헌 전 기자와 YTN 안귀령 전 앵커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으로 합류, 각각 선대위 미디어센터장과 부센터장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