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선 TV토론을 놓고 연일 설전을 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두 후보를 겨냥해 방송토론이 거대 양당 위주로 논의되고 있다며 공정한 토론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법정토론 외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법정토론 3회 외 다자 토론에 참여하지 않고도 승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길을 밟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우며 “특검을 받으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맞대응했다.

이 후보는 28일 오후 1시10분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여러 단체와 유튜브 채널이 주관하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광폭 토론행보를 하면서 토론에 유능한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TV토론에 부정적인 윤 후보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전날(27일)에도 한국지방신문협회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했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그간 윤 후보와 그 가족 관련 의혹 등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는 선거대책위원회에 일임하고 정책 행보에 주력해왔지만, 토론 문제만큼은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후보는 토론 무용론으로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토론에 응하겠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5일 한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에서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검증해나가는데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같다며 토론 무용론을 제기한 바 있다. 

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공개 토론’ 조건으로 내걸었다. 윤 후보는 어제(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 기자회견 후 ‘토론 제안을 받을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발표한 정책공약이 필요에 따라 자꾸 바뀌는데 그것에 대해 설명하면 얼마든 토론에 응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토론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후보는 “제가 TV토론이 자신 없다 이러는데, 제가 그동안 여러 번 (경선 토론에) 나가서 16번 토론회를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윤 후보로서는 토론에 부정적인 이유를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설득하지 못한다면 박 전 대통령과 비교되는 일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고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TV토론은 87년 민주화의 산물이며, 2002년 후보자 간 상호토론이 본격화되고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면서 "지금까지 대선 후보 중 TV토론을 노골적으로 회피한 것은 박근혜 후보가 유일하다"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또 이 후보를 향해서도 “거대양당 후보 간의 토론만 주장하고 있다”며 “특별히 두려워하는 후보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공정한 다자토론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 중 대담·토론회를 후보자 중에서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여 3회 이상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대선 TV토론은 1997년 대선(15대) 때 처음 도입됐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따르면 1997년 대선에선 공식-비공식으로 총 54회를 진행했고 2002년 대선(16대)은 총 86회, 2007년 대선(17대)은 총 47회, 2012년 대선(18대)은 총 15회, 2017년 대선(19대)은 총 17회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