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이스라엘 난형난제 대한민국

네차례 중동전 승리로 이끈 강소국 이스라엘의 현주소

이스라엘이 요즈음 내우외환으로 사면초가 처지에 빠졌다. 파란 만장한 역사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4000여년전에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한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에 핍박받다 기원전 11세기 무렵 사울에 의해 이스라엘 왕국이 세워진 이후 2대 다윗, 3대 솔로몬 왕이 통치하던 시기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솔로몬 왕이 죽은 후 이스라엘과 유대 왕국으로 분열되면서 앗시리아 등에 의해 차례로 멸망되었다. 그 후 알렉산더 대왕에 이어 로마의 지배를 받던 중 기원전 1세기 무렵, 로마에 의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민족이 추방당하는 디아스포라로 인해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그러다 19세기 후반 유럽과 러시아 지역에서 반유태주의가 격화되자 국가건설의 상징으로 삼던 시온산이 위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유대민족국가 건설에 목표를 둔 민족주의 정치운동인 시오니즘 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시오니즘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19세기말부터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귀환하기 시작하여 2차 세계대전 전에 이르러서는 40여만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2차 대전 이후 유엔의 승인하에 1948년 꿈에 그리던 이스라엘을 건국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이스라엘 국가탄생에 불만을 가진 아랍국가와 제1차 중동전쟁인 독립전쟁을 치렀다. 이후에도 1973년까지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등 주변 1억 인구의 아랍국가와 세 차례나 더 전쟁을 치루어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와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점령하는 등 연전연승하였다.

내우외환으로 최악의 위기에 빠진 이스라엘

주변 아랍국가에 비해 20분의 1에 불과한 인구 500여만의 소국 이스라엘 이지만 시오니즘 정신을 바탕으로 강한 결속력, 투철한 애국심으로 똘똘뭉쳐 네 차례의 중동전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것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외부의 적과 생사존망을 건 전쟁을 치르면서도 사막을 옥토로 만드는 키부츠 농장, 최첨단 과학기술력 중심의 공업등 농공병진 정책으로 2010년 국민 1인당 소득이 2만 8686달러에 달하는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경제적 국력을 바탕으로 상비군 8만명에 정규군과 다름없는 48만명의 예비군, 1만여대의 장갑차와 3500대의 전차, F-15~16최신예 전투기 470대와 4대의 조기경보기, 핵잠함 3척의 잠수함 등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군사강국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일취월장하던 이스라엘도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장기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예멘과 시리아에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재스민 민주시민 혁명의 열풍과 세계적 경제불황의 파고가 밀어 닥치면서 건국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평화혁명을 맺어 우호관계를 유지해오던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몰락으로 양국관계에 금이 간데다 역시 우호관계를 유지했던 터키마저 등을 돌려 국가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집트를 대신하여 중동의 맹주를 꿈꾸는 터키는 지난 5월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을 이스라엘군이 공격하여 터키인 9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이 사과를 거부하자 즉각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였다. 또 기존의 이스라엘과 합의하였던 군사협정 효력을 정지시킨데 이어 "모든 유대인 정착촌은 평화를 가로막는 장벽이며 그동안 저지를 전쟁범죄 행위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하는 등 적대적 관계로 돌변한 것이다.

여기에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 지위 인정 문제가 공론화되어 미국과 함께 방어전을 펴고 있지만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몰라 좌불안석이다. 요르단까지 압둘라 2세 국왕이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보다 더 강하다"면서 점점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믿을 건 미국뿐이지만 미국도 경제난으로 초강대국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어 언제까지 큰 형님 노릇을 해줄지 불안하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처지가 오죽하였으면 유명한 칼럼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9월 17일자 뉴욕타임스에 "이스라엘의 미래를 이처럼 걱정해본 적이 없다"는 칼럼을 썼겠는가.

아랍 민주화 열풍에 외교적 실패 등 무능한 주변국 외교로 진퇴양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하에서 나라안 사정까지 뒤숭숭하다. 세계적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물가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심각해진 양극화에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텔아비브의 경우 원룸 월세가 126만 7834원,아파트방 3개 짜리는 223만 6348원, 15평 아파트 집값이 약 4억 2999만원에 한달 전기, 수도, 가스비 통합이 15만 7380원, 물한병 2500원, 대중교통 1회 1806원으로 생활비와 집값이 폭등한 것이다. 그렇다고 경제사정이 최악인 것은 아니다.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서울 19위보다 낮은 24위이고 1인당 국민소득 3만여 달러에 경제성장률 4.5%,실업률 5.8%로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이 건국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시위가 많게는 텔아비브 25만명, 수도 예루살렘 3만명을 비롯 전국 각 도시에서 수천명씩 전국적으로 최대 40만명이 연일 사회정의를 구호로 내걸고 시위를 벌이는데는 '성(聖)과 속(俗)'의 갈등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납세, 병역 등 국민의 기본의무마저 거부한채 일부다처에 자식까지 많이 낳으면서 일 안하고 국가로부터 장병 1인당 주급 11만원보다 두배가 넘는 27만원의 연금을 받아 편안하게 생활하는 정통파 유대인이 국민의 43%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들 놀고먹는 정통파 유대인들을 위해 가용 노동력의 57%국민이 나라를 지켜 보호하고 세금을 내 먹여 살리고 있으니 생활고로 찌들린 상황하에서 분통이 터지는건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이스라엘과 유사한 대한민국의 미래 우려된다

주변국과의 갈등에다 내부의 민생고 폭발에 발목이 잡혀 미래를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급박한 상황에 처한 이스라엘이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놀고 먹는 정통파 유대인들은 국민적 분노에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60여만명에 달하는 초정통파 하레딤 유대인들은 아예 "세속국가 이스라엘을 해체해야 한다"고 역공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원한 구세주로 믿었던 미국이 경제난으로 흔들린데다 미국정책을 좌지우지 할 만큼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내 유태계 집단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도 예전만 못하다. 참으로 진퇴유곡의 상황에 빠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게 오늘날 이스라엘의 처지다.

이처럼 사면초가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은 우리에게도 시시하는 바가 크다. 이명박 정권의 강경대결 전략으로 남북관계는 전면전 일보직전의 긴장상태에 빠져 들었다. 또 친미일변도 외교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관계를 강화하는 경향이 뚜렷해진데다 독도 침탈기도, 교과서 왜곡 문제 등으로 일본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동북아의 외톨이 신세가 되었다.

국내상황도 어렵기는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다. 친기업 강부자 위주정책으로 인한 사상최악의 양극화와 전세값 및 물가고 폭등으로 생겨난 민생지옥으로 국민적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최악의 글로벌 경제위기 현실화로 주가폭락, 환율과 물가급등이 발생하는 등 국가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가부도 위험도가 프랑스를 초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이스라엘을 반면교사 삼아 남북관계 개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가 중시외교, 적극적인 민생안정 국정을 펴지 않는다면 국가민족의 운명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험천만 상황으로 줄달음 칠 것이다. 이에 대한 결과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가민족,역사의 준엄한 심판으로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국가운명이 이처럼 엄중함에도 경제, 안보, 외교무능, 역주행 독선 총체적 국정파탄으로 국가적 위기를 자초한 구제난감 이명박 정권에게 위기극복 능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극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