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인권 탄압에 대한 압박 카드로서 정부 관계자 등 공식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겠지만 개막식이나 폐회식 등에 정부 차원의 공식 사절단은 보내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미국 선수들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 출전할 수는 있지만, 미국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것은 평소와 같은 대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적 불참 이유에 대해서 젠 사키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의 신장 지역에서의 집단 학살과 인권 유린, 다른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라며 이는 미국이 중국에 보내는 명확한 메시지라면서 중국이 팡파르를 울리는 데 기여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지 몇 주 만에 나온 공식 메시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주)을 포함한 강경파 의원들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전면적인 보이콧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이 순간을 준비하며 훈련해 온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옳은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하면서 유럽과 캐나다, 호주 등이 잇따라 동참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며칠이나 몇 주 내에 (보이콧 관련) 결정을 발표하길 고대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이 몇 달 남지 않은 만큼 더 많은 국가들로부터 결단을 듣길 기대한다. 단, 이는 각국이 주권에 따라 결정하는 일입니다." 라며 사실상 미국과 동참하라고 압박을 시작했다.

이번에 미국의 동맹국들이 대거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면 미중 간 신냉전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110개 국가는 사흘 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