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쿠데타와 5.18 광주학살을 통해 권좌에 올랐던 전두환 씨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서울 연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는 남편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 씨측에서 과오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사죄의 부분이 짧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 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50명 정도만 참석한 채 열렸다. 노제는 따로 지내지 않았다.

이날 유족 대표로 나온 부인 이순자 씨는 영결식에서 "남편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면서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서 함께 했던 남편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것은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했다”며 “화장해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장례 기간 경황이 없어 조문 오신 분들께 미처 예를 다하지 못했다.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면서 “장례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유족들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거쳐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된다.

5.18 단체 측에서는 "막판에 쫓겨서 마지못해 사과하는 느낌이 든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생전에 사과할 기회도 많았다"(5.18 기념재단) "진실성이 없다. 분위기상 면피하려고 한 것 아니냐”(5.18 유족회)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