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가 23일 사망하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받고 있는 재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또 미납 추징금 징수도 불가능하게 됐다.

전씨가 사망한 날은 공교롭게 33년 전 그가 백담사로 들어가던 날이다. 전씨는 1988년 연희동 자택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백담사로 들어가 2년 넘게 유폐생활을 했다.

5월 단체는 이날 오전 전두환씨의 죽음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은 반성과 사죄는커녕 5·18 영령들을 모독하고 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던 학살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전씨의 고백과 참회를 강력히 촉구해왔지만 그동안 전씨는 5·18과 무관하다며 구차한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또 "헌정사를 유린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책임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는 역사적 심판'을 기대해 왔지만, 그의 죽음으로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분노했다.

또 "앞으로 전씨의 범죄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의 국가장 여부와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씨는 2017년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한 발언을 부인하며 조 전 신부를 비난했다.

전씨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항소로 지난 5월부터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피고인인 전씨가 사망함에 따라 재판부가 공소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 단체 등이 전씨와 아들 전재국 씨를 상대로 제기한 회고록과 관련한 민사 소송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징금 징수도 불투명하다. 현재 전씨의 추징금 미납액은 980억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