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7년 만에 통신 주력의 SK텔레콤과 반도체 주력의 SK스퀘어 등 2개 회사 체제로 재출범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한데 따라 11월 1일자로 통신 분야를 맡는 존속법인 SK텔레콤과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맡는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인적 분할된다.

이번 기업구조 개편은 1984년 '한국이동통신'으로 설립된 후 37년 만이다. 통신과 비통신 사업이 함께 있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로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려는 차원이다.

SK텔레콤은 지금까지 보안과 커머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신사업을 벌였으나, 통신사 브랜드 하에서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는데 한계가 있어왔다.

이번 분할 개편과 관련 SK텔레콤은 SKT 2.0 개막이라는 평가를 내고 있다.

박정호 CEO는 'SKT 2.0시대' 개막으로 규정하고 "그간 SK텔레콤은 통신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존속회사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과 AI 기반 서비스,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등에 집중하고 구독사업과 메타버스 플랫폼 등의 신사업도 고도화한다.

매출액은 2020년 약 15조 원에서 2025년 22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등의 회사들을 편제한다.

신설회사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 전문회사로 출범한다. 현재 26조원인 순자산 가치를 2025년 7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등 16개 회사를 편제한다.

분할되는 두 회사의 수장은 SK스퀘어는 박정호 현 SK텔레콤 CEO가, 존속회사인 SK텔레콤의 CEO는 유영상 MNO사업대표가 맡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기업 분할을 계기로 SK스퀘어는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그간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서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만 해 투자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ICT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기존보다 반도체 사업 투자가 수월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박정호 CEO는 앞서 올해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시장이 크게 재편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준비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SK스퀘어는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자회사의 배당수익과 기업공개(IPO)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스토어, ADT캡스 등의 IPO도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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