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과공비례(過恭非禮)

지나친 것은 모자람 만도 못하며

지나친 예우는 오히려 예의가 아니다.

그저 망자에 대한 禮만 충실히 표해도 충분했다.

현대사에서 '국가장'은 박정희가 유일. 그것조차 독재 치하에서 치러진 것일 뿐.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노태우가 공식적으로 세번째.

조의, 조문이야 얼마든 좋다만.. 반란에, 내란에, 쿠데타에, 학살까지 자행했던 반국가, 반헌법, 반인권, 반문명의 독재자에게 국가장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문 대통령은 노태우 장례를 국가장으로 하되 조문은 가지 않겠다고 했다. 부담스런 자리는 늘 피하고 보는 습관성 회피장애. 국가장이야 세금으로 치뤄주는 것이니, 손해도, 알 바도 아닐테고.

황당했지만,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법리 아닌 법리가 있었다.

1995년 7월 18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12.12군사반란과 5.17쿠데타 세력 처벌에 대한 특별지시를 내리기 직전,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로 불기소 처분을 했다. 당시 이 결정에 대하여 항의한 검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보수 언론들은 앞다퉈 이 논리를 전파해댔다.

전례를 남기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이제 군사반란과 쿠데타를 일으키고, 국민을 학살해도 정권만 잡으면 언제든 사면도 받고, 국가장으로 국가원수에 대한 전 국민적 예우도 받을 수 있게 되는 건가?

40년. 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5.18민중항쟁. 누구도 학살 명령을 내린 책임자나 발포자가 나타나지 않는 5.18학살. 아직도 국힘 내 일부 의원들은 5.18항쟁에 나섰던 광주시민들을 북한군이라고 강변하는 기막힌 현실.

노태우가 진정 역사와 국가 앞에 반성한다면, 눈 감기 전이라도 밝히고 떠났어야 했다. 그래야 용서라도 할 것 아니겠는가? 죄 지은 자가 스스로 나서지도 않은데 도대체 누구를, 무엇을 용서해야 한단 말인가!

오늘의 아이들에게, 내일의 청년들에게 우린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지나친 예우는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비겁한 처사가 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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