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 공장에서 영상을 촬영한 직원이 주걱에 묻은 유증기를 반죽 위에 터는 모습 / 사진 = 비알코리아 제공

공장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논란에 휩싸인 던킨도너츠가 문제를 제기한 영상이 조작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던킨을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어제(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보도에서 사용된 제보 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 이날 오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SPC측은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28일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형 소형 카메라를 들고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이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던킨도너츠 경기 안양 공장 5층에서 내부 직원이 촬영한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해당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 장치에 기름때가 끼어 있는 장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울이 맺혀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시럽을 담은 그릇 안쪽에서는 검은 물질이 묻어져 나오기도 했다.

방송 이튿날인 30일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이사는 "현재 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있고, 식약처에서도 29일 오전 불시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며 "앞으로 철저한 위생관리로 안전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 결과 영상을 찍은 해당 직원은 민주노총 소속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 지회 고위급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 비알코리아측은 "영상을 찍은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그 라인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진 직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된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간부가 SPC제품 생산 위생불량 영상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