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 종료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들이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민간 항공기를 타고 출국했다.

AFP 통신은 현지 시각 9일 아프간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카타르항공 소속 보잉 777 여객기가 미국·독일·캐나다·영국 국적자 200여명을 태워서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도 이 항공기의 탑승 과정과 이륙 장면을 중계한 바 있다.

이 비행기에는 미국인과 캐나다인, 독일인, 우크라이나인 등 약 113명이 탑승했으며, 이들은 도하의 아프간 난민 보호소로 이동하게 된다고 AFP는 밝혔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은 미국 시민과 합법적인 영주권자가 민간 항공기를 통해 대피할 수 있도록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의 무틀라크 빈 마제드 알 카흐타니 반테러 특사는 "카불 공항이 (다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고, 카타르의 한 관리도 "이번 여객기는 정기운항편이며 내일(10일)도 항공편이 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밀리 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카불공항의 민간 항공기 운항과 관련해 "탈레반은 미국인들의 출국에 협조적이었다"며 "그들은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탈레반 정권의 긍정적인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타르 정부는 일주일 전인 지난 2일 공항 운영을 위한 기술진을 카불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카타르와 탈레반 측은 이날 만나 카불 공항의 민간 항공기 운항 재개여부를 논의했고, 이날을 기점으로 민간 항공편에 대한 정상 운영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여권과 비자를 소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불 공항에서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