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이 국가대표를 12일 사퇴했다.

한국 여자배구를 올림픽 4강에 올려놓은 김연경은 16년간의 태큭마크를 달고 대표팀 막내에서 주장까지 대표팀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이날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을 만나 국가대표 은퇴의사를 전달했다. 오 회장은 김연경의 의사를 존중해 사의를 수용했다.

김연경은 수원한일전산여고 2학년 재학 중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뒤 2005년 세계유스여자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2005년 FIVP 그랜드챔피언스컵에서 성인무대에 진출한 뒤 올림픽 3차례, 아시안게임 4차례, 세계선수권 3차례 등에 출전하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날 김연경에게 대통령에 감사 인사를 강요한 압박 인터뷰를 한 유애자(59) 대한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결국 사과하고 사퇴했다.

유 부위원장은 12일 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여자 배구대표팀 인터뷰 과정에서 선수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배구 팬 여러분께 감사를 표현하는 자리에서 제가 사려깊지 못한 무리한 진행을 했다. 배구를 사랑하시고 아끼는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사태의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깊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중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한을 통해 입국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대표팀 환영식 행사에서 사회자로 나서 주장 김연경과 인터뷰를 하면서 포상금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유도하는 압박성 질문을 해 국위를 선양한 선수가 왜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하느냐며 강압논란을 일으켰다.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도 같은 날 사과했다. 오 회장은 배구협회 홈페이지에 "지난 9일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공항 내 언론 인터뷰시 발생한 내용에 대해 배구를 사랑하시고 아끼시는 배구팬과 국민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유애자 홍보부위원장 논란에 대해서는 "2011~2012 터키시즌의 페네르바체 클럽 경기를 전담 해설하는 등 평소 김연경 선수와 친분이 두터운 사회자가 배구 선배로서 스스럼없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