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대를 이어 추진 중인 각종 건축개발 사업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중점 육성 중인 소상공인들의 삶이 짓밟히고 무너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 체제 출범 1년이 되어 가는 가운데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의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이 부도에 내몰렸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전력 사옥 터에 건설 중인 GBC 건설을 하면서 지하광장 개발을 해 주변 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주변 상인들은 특히 현대차그룹이 당초 국민에게 약속했던 105층 랜드마크 건설을 파기하고 50층 건물로 낮추기로 한 것에 대해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한전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과잉 경쟁과 높은 입찰가격을 써낸데 대해 쏟아지는 눈총을 피하고자 화려한 비전으로 제시한 105층 규모의 GBC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놓고 각종 제도적 지원혜택만 누리고 헌신짝 버리듯 하는 행태로 지탄을 받고 있다. 

개포8단지에 재건축 중인 디에이치개포자이(옛 공무원아파트)도 상인들을 강제집행으로 쫓아낸 뒤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현대건설이 경쟁사인 GS건설 등과 손잡고 개포8단지를 부지와 아파트 상가 등을 일괄매입하는 과정에서 공단 측이 강제집행으로 상인들을 퇴거시킨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당시 밀폐된 상가내 1평 공간에 갇혀있던 상인들에게 소화기 분말을 쏘아대고 저항하던 상인들은 옷까지 벗거지며 강제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공단의 무책임과 건설업체의 이윤 추구 앞에 상인들은 거리로 내몰렸고 공단은 상인들의 재산에 보상은 커녕 압류조치까지 했다.

특히, 임대상인인 개포8단지 상가철거대책위원장 1명은 마지막까지 현대차그룹이 이윤추구를 위해 쌓아올리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앞에서 임대상가 쟁취,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들어선 지 1년, 합리적 사고와 그룹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자들을 살피는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과거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 상경해 노숙 천막농성 중이던 노동자들에게 겉으로는 강경한 반 노조 입장을 취했지만 뒤로는 인간적 면모를 보였던 일화가 있다.

정 명예회장은 천막치고 농성하던 노동자를 위해 새벽에 출근하면서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천막에 들러 싸워도 먹고 살자고 하는 것 아니냐, 먹고들 하라며 도시락을 건넨 비화가 있다. 

이는 현대가 사람은 물론 현대그룹 직원들도 모르는 극소수 노동자와 고 정 명예회장만이 아는 일이다.

정 명예회장은 그 자리에서 노동계 인사에게 "원하는 게 뭐냐"고 묻고 혼쾌히 "알았다, 내가 해결 할테니 농성풀고 집에들 돌아가라, 나를 믿으라"고 하고 자리를 떠났다.

고 정 명예회장은 못믿겠다는 노동자들을 위해 그 중 한 명을 대동해 계동 집무실로 데리고가 사장에게 지시해 이 사람의 얘기를 들어주라고 했다. 농성은 그 순간 풀렸고 정 명예회장에 대해 가졌던 노동탄압 자본가라는 선입견과 오해가 일부 풀리기도 했다.

손자인 정의선 회장은 선대 회장이 걸었던 길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성장하고 각종 특혜 속에 성장하는 동안 그룹이 잉태한 눈 앞의 광경을 해소하는 결단은 국민 속에, 노동자, 철거민 등과 함께 공존하는 노불 레스오블리주를 실현하는 경영인의 첩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