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구조대장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된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를 낳은 쿠팡의 빠른 외적 성장의 이면에 가려져온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한 비판이 제가되고 있다. 특히 당일배송을 이용해온 소비자들 사이에선 양심에 찔린다며 탈퇴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e커머스 시장에서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뉴욕 증시(NYSE)에도 상장됐다.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그동안 외적성장에 가려졌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외적 성장 이면에는 노동자 과로사 등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지나친 업무량을 강요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쿠팡 택배노동자가 야간근무를 마친 뒤 숨진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장덕준씨는 심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2월 장씨 죽음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쿠팡이 진심을 담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쿠팡에서 지난해에는 4명, 올해 2명의 과로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확산되며 직장내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노동자 건강에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탈퇴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탈퇴를 인증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심지어 트위터에서는 ‘쿠팡 탈퇴’ 트윗이 2만개가 넘게 올라오며 실시간 트렌드로 뜨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쿠팡은 이제껏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전혀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더 이상 묵과할수 없다”고 말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한국 쿠팡의 모든 직위를 사퇴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김범석 창업자는 글로벌 확장을 이유로 지난 17일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 등 한국 쿠팡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인 중대재해법은 산업재해나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면 해당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김범석 창업자는 지난 5월 미국 국적을 내세워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수(동일인) 지정을 피하기도 했다.

한편 김범석 창업자는 전날 물류센터 화재진압 중 숨진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