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9명, 부상 8명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건물철거 붕괴사고와 관련 '홍길동'이 쓴 엉터리 철거계획서를 동구청이 허가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철거업체가 낸 철거계획서의 안전도 검사자 이름은 홍길동으로 기재됐다.

검사 결과지 20쪽의 검사자 이름은 모두 '홍길동'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작년 12월 작성된 문건에는 한겨울인데도 기온이 25도로 기록돼 있다. 해당일에는 광주에 눈이 내렸고 최고기온은 13도였다.

광주 동구청은 이 엉터리 해체 계획서를 무사통과시켜줬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사고 현안 보고에서 "영혼 없이 써 내려간 해체 계획서를 그냥 무사통과시키고, 그 계획서에 있던 것마저 실시하지 않으니까 17명이 사상자가 나는 비극으로 나오지 않았는냐"고 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날 재개발조합 사무실과 광주 동구청, 업체 사무실, 5.18 구속부상자회 등 1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조합장과 조합장의 아들인 총무이사는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입건됐다. 조합은 지장물 철거를 27억여 원, 석면 해체 공사를 22억 원에 여러 업체와 계약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공사 금액 부풀리기 등이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고와 관련해 2명을 구속하고, 14명을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