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에서 40대 노동자가 용접 작업 중 13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어버이날(8일)임에도 출근해야 하는 산업 현장의 뿌리깊은 적폐인 하청구조의 노동현실에 내몰려 이날도 출근해 작업 도중 비극을 맞았다.

울산조선소에서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장모 씨(40)가 13m 높이 선박 탱크 안에서 일하다 바닥으로 추락했다.

장 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장 씨가 용접 작업하던 중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기 공사 하청의 계약 기간은 대개 1년 미만으로. 작업 환경 적응 기간이 짧아서 노동자들은 그만큼 위험에 더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단기 하청업체는 20여개로 하청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아 늘 낯선 환경에서부터 일할 수 밖에 없는 조건에 있어 사고 위험이 높다.

현대중공업 측은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1973년 설립된 이후 83년부터는 거의 매년 세계 조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노동자의 피흘린 희생이 있다.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조선대국'으로 이끌었다는 화려한 명성을 얻고 있지만 그 뒤에는 노동자의 희생이 따르고 있다.

2016년부터 올해 2월까지, 6년 연속 사망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세우겠다면서 안전 경영을 위해 3년 동안 3천억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현대중공업의 약속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비용이 들더라도 단기 하청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