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방역기획관을 신설해가면서까지 선택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과거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기모란 방역기획관이 지난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잘한다며 줄곧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온 연장선에서 지난해 11월 백신 확보가 부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백신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임기 말 국정실패로 인한 국정지지율 하락과 레임덕에 내몰리면서 쇄신인사를 추진한 대통령의 인사가 또다시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 방역기획관은 백신 확보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 "백신 확보가 급하지 않다"며 야당의 비판을 방어했다. 

정부가 코로나 펜데믹 초기에 마스크와 거리두기라는 K방역 성공 분위기에 도취돼 외국이 백신 개발에 전력할 때 K방역에 도취돼 백신 개발에 손을 놓고 있을 때 방송에 나와 비판 대신 맞장구를 쳤다. 그는 편향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에 14개월 동안 54회나 출연해 정부를 옹호했다.

기 기획관은 지난해 11월 일산 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신분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백신 확보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백신 확보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가장 효과가 좋다고 평가받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선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기 기획관은 "화이자 거 해놨는데, 더 좋은 게 계속 나오면 이것을 물릴 수도 없는 거거든요. 훨씬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문제의 방송에 나와 무책임한 발언을 한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요원한 상황이다. 

한국은 백신 개발에서 손을 놓은 정부의 초기 대응 미진 탓에 백신 접종률이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다.

미국이 3차 접종 부스터 샷(2회 접종 후 1회 더 접종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한국은 하반기에도 백신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기 기획관 남편은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공천을 받아 경남 양산갑에 출마했다. 기 기획관의 임명은 임기 말을 맞아 인사권을 남용해가면서 측근들을 위해 자리 마련을 해주는 보은 인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정치방역 선언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왜 방역을 교란했던 인사를 오히려 방역의 핵심에 세우는 것아냐"며 "대놓고 '정치 방역'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윤희숙 의원도 "국민을 혹세무민한 분을 임명한 인사는 도대체 무슨 셈법이냐"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작년은 백신의 불확실성으로 전문가들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다"고 군색한 답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