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사태로 국민들이 2년째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퇴직 공무원들을 위해 예산을 물쓰듯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가 국민권익위원회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경남 거창군은 2016년 퇴직을 앞둔 공무원 16명에게 123만 원짜리 순금 5돈짜리 황금 열쇠를 지급했다.

경남 거창군은 조례 근거에도 없는 예산 1900여만원을 퇴직자들에게 줄 황금열쇠 제작에 썼다. 

경남 진주시도 같은 해 퇴직 예정 공무원 38명에게 90만 원짜리 황금 열쇠를 지급하면서 3400여만 원을 지출했다.

진주시는 퇴직 예정 공무원 포상 연수와 기념품 구입으로 쓴 비용이 최근 5년 동안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도 이 기간 모두 7억 원 넘게 썼다. 퇴직예정자는 물론 그 가족 390여 명까지 함께 포상연수를 보내줬다. 말이 연수지만 사실상의 여행이라는 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KBS에 "공적심사위원회에서 공적이 있다고 해당하는 사람들한테만 지급하고 있다"며 "음주운전이나 그런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제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경상남도와 17개 시·군이 퇴직을 앞둔 공무원 5천여 명에게 포상연수와 기념품 구입으로 쓴 예산을 다 합치면 33억 원에 이른다.

김해시와 거창, 의령군을 뺀 경남지역 대부분 자치단체가 관련 예산을 배정했다. 특히 창원과 양산시, 산청, 함양, 합천군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포상연수 예산까지 포함했다.

서재식 국민권익위원회 제도개선총괄과장은 "모든 퇴직예정 공무원들에게 일괄 지급한다는 문제가 있고요. 예산을 이용해서 퇴직예정 공무원들에게 국외연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주 포상연수를 완전히 금지하고, 과도한 기념품 지급을 자제하라는 새로운 권고안을 전국 자치단체에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