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린 음란사이트 운영자가 회원들에게서 다운받은 댓가로 받은 비트코인 범죄수익을 압수해 보관하고 있다가 129억원을 국고에 귀속했다.

범죄수익으로 비트코인을 압수했다가 처분해 국고에 귀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지검은 2017년 적발한 회원수 120만명으로 알려진 음란물 사이트 에이브이스누프(AVSNOOP) 운영자 안모씨가 회원들에게서 벌어들인 비트코인을 범죄수익으로 간주해 몰수했다. 

검찰은 관련법령이 없어 해당 비트코인을 3년 넘게 전자수첩에 보관하고 있다가 최근 팔았다. 지난달 25일 가상화폐도 자산으로 인정하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처분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법 시행일에 맞춰 사설거래소를 통해 개당 평균 6426만원에 비트코인을 처분해 총 122억9천여만원을 국고에 귀속했다. 그 사이 검찰이 압수한 191코인은 6426만원으로 올랐다.

검찰은 여러차례로 나눠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시세 변동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가상화폐의 특성을 고려하고, 환가시기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 시행 첫날을 매각 기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몰수·환가 절차를 거쳐 국고에 귀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은 2018년 5월 안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면서 검찰이 압수한 216비트코인 중 191비트코인을 범죄수익으로 인정, 몰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 6억 9천여 만원 추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판결에 앞서 2017년 말∼2018년 초 가상화폐 시장은 급성장했으나, 당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추진법안을 만들겠다고 하는 등 정부의 제재 방침으로 열기가 식었다.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내용의 법령이나 규정이 없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갔고, 비트코인 거품은 꺼졌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테슬라 자동차 오너가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경찰이 2017년 4월 안씨로부터 비트코인을 압수했을 당시 191비트코인의 가치는 2억 7천여만원(개당 약 141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검찰이 지난 25일 매각한 191비트코인은 무려 122억 9천여만원(개당 평균 6천426만원)어치로 처분일 기준으로 가치가 45배 이상 폭등했다.

사이트 운영자 안씨 역시 법원의 몰수 판결 대상에서 제외된 25비트코인(시세 18억원 상당)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2018년 10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안씨는 현재까지 추징금 6억 9천여만원을 내지 못해 해당 비트코인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