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한남동 자택 앞 집회 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관할인 용산경찰서(서장 박주현 총경)가 집회 신고 금지통고서 전달에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과 용산서와 개포8단지상가철거민 대책위원회, 기아차내부고발해고자공투위와 주민들에 따르면 개포8단지 철대위와 기아차 내부고발공투위는 이날 오전 10시경 용산경찰서 정보과에 집회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후 용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이들 단체에 집회 신고를 낸 것에 대해 "집회 금지를 통고한다"고 밝혔다.

용산경찰서 정보과 정보관이 지난 19일 기아차 내부고발 공투위에 찾아가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집회금지 통고서를 전달하고 철수했다.

용산서는 집회금지 통고를 전달하는 과정과 방법을 놓고 인권 침해와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적법 절차 위반 논란이 벌어졌다.

기아차 공투위에 전달하는 과정을 보면 용산경찰서 측은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내부고발 해고자 공대위 측을 찾아가 집회금지 통고서를 전달했다.

경찰은 공대위 측이 무슨 이유로 집회금지 통고를 하느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자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수령인란에 날인을 할 것을 요구했다.

공투위 측이 날인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 설명을 들으려고 하자 내리지 못하게 하면서 차 안으로 서류를 들이밀다시피 하기도 했다. 

공투위 측이 차에서 내려 무슨 금지통고를 하느냐, 무슨 이유인 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자 경찰은 서류 안에 읽어보라는 말만 남기고 전달하는 장면만 증거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철수했다.

공대위 측이 경찰을 쫓아가며 경찰이 이래도 되느냐, 설명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도망치듯 대꾸도 하지 않고 철수했다.

개포8단지 철거민대책위에 전달하는 과정은 더 가관이었다.

경찰은 사람도 없는 빈 집에 자택 주소까지 알아내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집회신고서에 수령지로 기재한 주소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까지 알아내 준법집행기관인 경찰이 오히려 개인정보 침해는 물론 범법행위 소지까지 일으켰다.

게다가 개포8단지 상가철대위 측 관계자와 같은 동에 사는 주민들에 따르면 경찰은 서류 전달 대상자가 집을 비운 상태임에도 문앞까지 들어가 초인종 벨을 마구 눌러댔다. 

당시 개포 8단지 철거대책위 측은 주말이라 외출해서 집에 없었던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이 집회금지 통고서를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주인도 없는 집에 벨을 눌러대고 1층에서 인터폰도 동시에 거는 등 인권침해는 물론 전달에만 혈안이 돼 매너 실종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은 "경찰이 5명씩이나 몰려와 무슨 큰 범죄자가 있는 줄 알았다. 당시 이들은 주민들을 안심시키기는 커녕 경찰입네 하고 무법천지에 가깝게 행동을 해 공포심마저 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철대위에 따르면 용산서는 주말 오후까지 철수하지 않고 있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철대위 측에 문자로 관리실에 전달했다는 문자만 남겼다.

하지만 철대위 측은 관리실 누구에게 전달했는 지도 확인할 수 없고 22일까지도 관련 서류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경찰이 집회 신고 이후 48시간 내 통고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실제로 전달되도록 하고 전달됐는 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금지통고서를 전달했다는 증거만 남기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찰이 상황에 따라 증거조작할 개연성까지 남기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영화에서 보아온 일제시대 순사들이 독립운동가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던 모습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개포8단지 철대위 관계자는 "경찰이 초인종을 마구 눌러대 집안에 있던 반려 고양이가 놀라 뛰어다니다 다쳐 동물병원에 매일 치료를 받으며 심리 안정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집회금지통고서를 전달하지 못하자 밤 중에도 차량을 대놓고 주차장과 1층에서 집을 올려다 보는 등 다음날까지 철수하지 않고 감시를 하는 등 1970, 80년대 공안경찰의 모습을 재연하는 배우들 같았다는 게 당시 현장을 본 주민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에서는 개인정보 침해와 위압적 공포분위기 조성 등 경찰의 일제시대 언동이 순사와 같다며 인권위원회 진정과 수사의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