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돼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 제한’ 문제에 대해 최종 판단을 보류했다.

현행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형 집행이 종료된 뒤 또는 형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뒤 취업제한 대상이 된다는 규정을 들어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이 취업제한 대상에 들지 않는다는 주장대로 준법위원회 역시 결론을 내리지 않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해석을 한 것이다.

20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취업제한 요건과 범위에 불명확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대신 준법위는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삼성전자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준법위는 이날 삼성생명 서초 타워에서 8시간30분간의 마라톤 회의를 열었다. 그만큼 민감한 부분이다.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요건과 범위에 불명확한 점이 있다면서도 “관련 절차 진행 과정에서 관계 법령을 준수해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삼성전자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이 부회장에게 ‘취업제한 대상자’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삼성과 이 부회장 측은 형이 집행 중인데다 이 부회장이 미등기 임원이면서 보수도 받지 않고 있어 취업 제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준법위원회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결국 삼성 측 입장을 들어준 셈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는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관련 기업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0일 "이재용 부회장이 형 집행중에 옥중 경영을 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부회장에 대해 해임을 의결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4주간 격리를 마치고 2월 15일 일반 수용실로 옮겼다.